러 에너지 줄이는 루마니아.. 美, 소형모듈원자로 가동 지원

미국 뉴스케일파워가 루마니아에 건설 예정인 SMR 발전소. / 뉴스케일파워

미국이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루마니아에 차세대 원자력발전소인 SMR(Small Modular Reactor·소형모듈원자로) 건설 준비를 위한 시뮬레이터(모의실험장치)를 공급하기로 했다.

데이비드 터크 미 에너지부 차관과 미국 관리들이 루마니아를 방문해 비르질-다니엘 포페스쿠 에너지 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와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3일(현지 시각) 전했다. 모의실험을 마치고 양국 간 SMR 발전소 건설이 최종적으로 합의되면 루마니아는 SMR을 가동하는 유럽 첫 국가가 된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보다 발전용량과 크기는 작고, 안전성은 높은 500㎿(메가와트)급 이하 차세대 원전이다. 원자로와 증기 발생기 등 주요 설비를 하나의 모듈로 일체화했다.

미국 오레건주 포틀랜드에 기반을 둔 신생 기업 뉴스케일파워가 루마니아 현지의 폐쇄된 화력발전소 부지에 SMR을 건설할 예정이다.

뉴스케일파워는 세계 1위 SMR 기업으로 2020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로부터 유일하게 인증을 받았다. 2029년 미 아이다호주에 SMR을 건설해 상업 운전을 한다는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루마니아 정부는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북서쪽으로 90km 떨어진 도이체스티에 SMR을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루마니아 SMR 발전소는 6개의 SMR 유닛으로 구성되며, 2030년부터 기존 중형 발전소 수준인 462㎿의 전력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통 건설비가 100억달러 이상인 일반 대형 원전과는 달리 이 SMR 발전소는 건설 비용이 16억달러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루마니아는 최근 몇 년 동안 석탄 화력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해 왔다. 그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자 그 대안으로 SMR을 선택했다. 루마니아는 특히 화력발전소 부지에 SMR 발전소를 짓게 되면서 송배전망과 같은 기존 시설을 활용해 건설 비용을 절감하고, 발전소 인력도 그대로 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한국도 최근 SMR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GS에너지·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삼성물산 3사는 지난달 뉴스케일파워와 SMR 발전소 건설·운영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GS에너지 등은 앞서 뉴스케일파워에 지분 투자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