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유행 생각보다 빨라..美CDC, 고위험군 백신접종 검토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2022. 5. 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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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 "전파 막을 수 있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모습 © AFP=뉴스1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확산중인 감염병인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켰다는 증거는 없다며 충분히 전파를 억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달 초 이후 의심사례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방역당국 또한 WHO와 마찬가지로 감염 위험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일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비축했던 두창 백신 물량을 사용할 것을 검토 중이다.

◇WHO, 변이 가능성 작아…검사 확대로 감염사례 더 늘어날듯

지난 23일 로자먼드 루이스 천연두 사무국 국장은 브리핑에서 "일반적으로 이 바이러스의 돌연변이가 발생할 확률은 낮다"고 말했다.

원숭이두창은 서아프리카지역 풍토병으로 두창(천연두)과 유사하나, 전염성과 중증도는 낮은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체액 등 밀접한 신체접촉이 주요 감염경로로 알려졌으며 감염자의 비말(침방울)로도 감염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설치류에 의해 감염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4일 기준 전 세계 원숭이두창이 보고된 국가는 총 18개국이다. 171명이 확진됐고 의심환자는 86명이다. 이달 초 영국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유럽과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호흡기 감염을 일으키는 코로나19만큼 전파력이 강하진 않고 아직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에 마리아 밴커코브 WHO 코로나19 대응 기술팀장은 같은날 "최근 유럽과 북미 전역에서 100명이 넘는 원숭이두창 의심·확인 사례 보고됐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감염자 발생이 많은) 유럽에서 원숭이두창 발병 상황을 충분히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숭이두창 발병이 원래 바이러스가 순환하지 않는 지역에서 퍼지고 있어 비정형적인 형태를 보이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사람 사이에서 쉽게 퍼지지는 않는다는 이유다.

다만 "아프리카와 전염병이 발병하는 국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계속 모니터링 중이다. 감시가 확대됨에 따라 더 많은 사례가 확인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미 CDC, 고위험군 대상 백신 접종 고려

23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CDC가 국가 전략 비축 두창 백신을 사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며칠만에 원숭이두창 확진자수가 계속 추가로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기준 미국 내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2명, 의심 사례는 4명으로 보고됐다.

제니퍼 맥퀴스톤 CDC 부국장은 "일부 초기 환자의 고위험 접촉자 중 일부에 비축 중인 '지네오스(Jynneos)' 백신 출하 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네오스 백신은 덴마크 바바리안노르딕이 개발한 두창·원숭이두창 백신이다. 2회 접종하는 백신으로 지난 2019년 미국에서 허가받았다.

맥퀴스톤 부국장은 "현재 100회분 이상을 사용할 수 있으며 제조사가 더 많은 물량을 제공하면서 몇 주 안으로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네오스 외에도 다른 두창 백신 'ACAM2000' 약 1억회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퀴스톤 부국장은 "ACAM2000은 잠재적인 부작용 우려가 있는 구세대 두창 백신이다. 따라서 이를 광범위하게 사용하려면 이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최대한 백신을 배포하기를 희망한다"라며 "원숭이두창 환자, 의료종사자, 매우 가까운 개인 접촉자와 접촉한 사람들은 특히 심각한 질병에 걸릴 위험이 큰 사람들이다"고 설명했다.

◇ 질병청 '감시 강화'…"야생동물, 발열‧발진 등 유증상자 접촉 피해야"

질병청은 24일 "입국 시 모든 여행객은 발열체크와 건강상태 질문서를 쓰도록 하고 있고, 귀국 후 3주 이내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질병관리청 전화상담실(1339)로 우선 연락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감염 위험이 적지만 해외여행 증가와 비교적 긴 잠복기(통상 6~13일, 최장 21일)로 국내 유입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또 부득이하게 원숭이두창 발생지역을 여행할 경우, 원숭이두창이 전파될 수 있는 야생동물과 발열·발진 등 유증상자와의 접촉을 피할 것을 당부했다.

다만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이상원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원숭이두창은 코로나19와 달리 전파력이 높지 않다. 충분한 경계는 필요하지만, 과도한 불안감은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jjs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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