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방역 승세도 김정은 '애민' 치적?.. TV 선전물 쏟아내

양은하 기자 2022. 5. 2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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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승세'를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의 '치적'으로 선전하는 내용의 영상을 잇달아 방영하고 있다.

영상에선 "때 없이 들어 닥친 태풍·큰물(홍수) 피해, 극심한 식량난 등 돌이켜보면 (김 총비서 집권 후) 10년 여정의 날들은 전대미문의 시련과 고난의 연속이었다"며 "이 모든 승리와 영광은 인민을 위한 멸사복무의 여정을 끝없이 이어가신 (김정은) 총비서 동지의 천만 노고가 안아온 눈물겨운 헌신의 결실"이란 내레이션이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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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 코로나19 방역 관련 영상 연이어 방송
주민들 "원수님 사랑 느껴 우린 행복한 인민" 칭송
북한이 '방역 승세'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치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갈무리)© 뉴스1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승세'를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의 '치적'으로 선전하는 내용의 영상을 잇달아 방영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최근 편집물 '정으로 흐르는 시간' '인민의 안녕을 지켜' '우리 군대, 우리 인민' 등을 연이어 방송했다.

이 영상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전'을 다루면서 특히 김 총비서 행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 총비서가 얼마나 인민을 위해 헌신했는지, 당이 내놓은 비상 방역 정책이 얼마나 뛰어난지 등이 주된 내용이다.

특히 영상에서 주민들은 김 총비서가 자신의 의약품을 내놓고, 평양시 의약품 공급을 위해 군을 투입하고, 심야에도 회의를 개최한 것을 언급하며 그의 '인민 사랑'을 한목소리로 칭송한다.

북한이 코로나19 발생과 관련해 '건국이래 대동란, 국가 최중대 비상사건, 최대의 보건위기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중앙TV 갈무리)© 뉴스1

한 주민은 "총비서 동지께서 자신의 가정에서 준비한 상비약까지 어려운 세대에게 보내달라는 그 화면을 보는 순간 가슴이 미어지고, '우리 인민처럼 행복한 인민이 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하며 가슴이 뜨거워졌다"고 감격한 듯 눈물을 지었다.

다른 주민은 "원수님께서 인민의 생명을 위해서 회의를 소집하는 것을 다 봤다"며 "원수님의 사랑을 이렇게 피부로 느끼니까 지금까지 나만을 위해서 살지 않았냐 하는 생각도 든다"며 울먹였다.

기록적 폭우·태풍으로 북한에서 큰 피해가 발생했던 지난 2020년 8월27일과 9월5일 당시 상황을 삽입한 영상도 있다. 수해 복구 역시 북한이 김 총비서의 '애민' 업적으로 부각했던 사안으로서 '방역대전'과 엮어 '인민대중제일주의' 실현을 선전하는 모습이다.

영상에선 "때 없이 들어 닥친 태풍·큰물(홍수) 피해, 극심한 식량난 등 돌이켜보면 (김 총비서 집권 후) 10년 여정의 날들은 전대미문의 시련과 고난의 연속이었다"며 "이 모든 승리와 영광은 인민을 위한 멸사복무의 여정을 끝없이 이어가신 (김정은) 총비서 동지의 천만 노고가 안아온 눈물겨운 헌신의 결실"이란 내레이션이 흘러나온다.

2020년 여름 수해 지역 현지 시찰에 나선 김정은 총비서. (조선중앙TV 갈무리)© 뉴스1

북한 당국 발표에 따르면 북한 내 코로나19 의심 일일 유열자(발열자) 발생 건수는 최근 열흘 이상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북한은 '코로나19를 통제하는 데 성공했다'는 자신감에 힘입어 벌써 그 공을 김 총비서에게 돌리며 '치적' 만들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북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발표가 있었을 당시만 해도 '김 총비서 집권 이후 최대 위기'라거나 '만약 상황 통제에 실패하면 리더십이 크게 훼손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 발표대로 확산세가 조기에 차단되고 안정을 되찾는다면 이번 '건국 이래 대동란'의 방역위기는 오히려 김 총비서의 최대 '치적'으로 포장돼 경제난과 식량난 속 주민들의 충성과 결속을 끌어올릴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코로나19 방역 상황과 관련해 비슷한 내용의 영상을 짧은 기간에 다수 제작한 건 올해 TV방송을 통한 '사상 사업의 혁신'을 꾀하고 있는 것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김 총비서는 지난달 TV방송과 관련해 "특색 있고 생신하며 커다란 여운을 남기는 편집물"로 "방송의 위력"을 더욱 높여나갈 것을 주문했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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