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서 지하철로 시위 무대 바꾼 전장연.."'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 요구는 계속"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를 요구하며 6일간 벌인 대통령 집무실 인근 도로 시위를 24일 중단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쯤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4호선 승강장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를 위한 출근길 선전전 및 제38차 삭발식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장애인도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며 지역사회에서 함께살자’ ‘기획재정부는 장애인권리예산 보장하라’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목에 걸었다.
뇌병변장애인 김해룡씨(46)는 목에 걸려 있던 쇠사슬과 사다리를 내려놓고 다른 장애인 인권운동가의 손을 빌려 머리를 깎았다. 그는 비장애인 인권운동가의 입을 통해 “장애인콜택시를 기다리느라 20분 만에 갈 거리를 2시간 걸려 가기도 한다. 흘러가는 시간 동안 내가 하고싶은 다른 일을 더 하고 싶다”며 “정부는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라”고 했다.
전장연은 이번 추경안에 장애인 권리 예산을 확보하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 대통령 집무실 인근 도로 시위를 중단한다고 했다. 도로 시위의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내년도 예산안에라도 ‘장애인 권리 예산’ 포함될 때까지 변함없이 계속 집회를 할 것”이라고 했다. .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사회적 약자의 의사표현이라 하더라도 동일한 형태로 반복적으로 불법 점거하는 것은 선량한 시민들의 과도한 권리 침해”라며 전장연의 대통령 집무실 인근 도로 시위에 강경 대응할 뜻을 시사한 바 있다.
전장연 관계자들은 이날 선전전이 끝난 오전 8시39분쯤부터 오체투지 방식으로 숙대입구역 방면 4호선 지하철에 탑승했다. 이로 인해 지하철 운행이 1분가량 지연됐다.
전장연은 오는 26일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자택 앞과 뱅뱅사거리, 강남역, 선릉역, 한티역 등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에서 대규모 행진을 할 예정이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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