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英 원숭이 두창 확진자 '3주 격리' 의무화(상보)

WHO, 12개국서 최소 92건 감염 사례 확인..28건 의심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환자의 손. 곳곳에 물집이 잡혀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권영미 기자 = 희귀감염병 원숭이두창(Monkeypox)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벨기에와 영국이 원숭이두창 확진자에 대해 3주간 의무 격리를 도입했다. 벨기에는 원숭이두창과 관련해 격리를 의무화한 첫 번째 국가다.

2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벨기에는 원숭이두창 환자에 대해 21일간의 격리를 의무화했다.

벨기에 당국은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사람들은 완치될 때까지 격리해야 한다"며 "의료진으로부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지시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벨기에의 격리 조치는 감염이 확인된 환자에게만 적용된다. 밀접 접촉자에게는 격리 대상자에서 제외됐다.

벨기에 보건당국은 세 번째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가 보고된 후인 지난 20일 이 같은 조처를 내렸다. 벨기에에서는 지난 23일까지 총 네 건의 감염 사례가 발견됐다.

유럽 내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는 지난 7일 영국 런던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후 이탈리아, 스웨덴 등 유럽 국가를 포함해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 최소 17개국에서 잇따라 확진자가 발생하며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금까지 12개국에서 92건의 감염 사례를 확인했으며, 28건의 의심 사례를 추가로 검토 중이다.

원숭이두창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질환으로, 나이지리아 등 서아프리카지역 풍토병이다. 세계적으로 근절 선언된 천연두(두창)와 유사하나, 전염성과 중증도는 더 낮다.

원숭이에서 처음 발견됐지만 지난 1970년 사람에도 감염 사례가 보고된 인수 감염질환이다. 이달 초부터 해당 지역을 방문하지 않은 해외 주요 도시 내 성소수자들의 밀접한 신체접촉으로 감염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성소수자들의 성적인 접촉만이 원인이 아니라 모든 접촉으로 감염될 수 있다고 말한다.

WHO에 따르면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유럽 등에서 발견된 것은 증세가 경미한 것으로 알려진 서아프리카형으로, 치명률이 약 1%다. 하지만 다른 유형인 콩고분지형은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고 치명률은 10%에 달한다.

한편 영국 역시 원숭이두창 확진자와 이들의 밀접 접촉자를 잠복기가 끝나는 3주간 격리시키기로 했다. 여기에는 감염된 환자와 접촉했을 수 있는 가족 또는 의료 전문가 등도 포함된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