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처음으로 줄었다.."매매거래 둔화·금리 상승 영향"

한은 1분기 가계대출 잔액 1752조7천억
전년도 4분기 말에 견줘 1조5천억 줄어
통계 작성 이래 최초 감소..신용대출 큰폭 ↓

시중은행 가계대출 창구. 연합뉴스

지난 1분기말 가계대출 잔액은 1752조7천억원으로 통계가 작성된 2002년 말 이후 처음 ‘감소’로 전환됐다. 주택매매 거래 둔화, 대출금리 상승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담보대출은 증가했으나 신용대출 중심의 ‘기타대출’이 큰 폭으로 줄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가계신용 자료를 보면, 가계대출 잔액은 1752조7천억원으로 작년 4분기말(1754조2천억원)에 견줘 1조5천억원 감소했다. 통계 편제(2002년 4분기) 이후 최초로 감소로 전환됐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2분기말에 1700조원대(1707조7천억원)를 돌파했으나 지난해 4분기(증가액 11조8천억원)부터 증가세가 주춤해졌다. 가계대출 중에서 주택담보대출(1분기말 잔액 989조7946억원)은 주택매매거래 둔화 등으로 증가폭이 작년 4분기 12조7천억원에서 1분기에 8조1천억원으로 축소됐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감소폭이 지난해 4분기 9천억원에서 지난 1분기에 9조6천억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한은은 “정부 및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관리, 대출금리 상승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했다.

가계대출 증감 추이. 한국은행 제공

예금은행·농협·신협·새마을금고·상호저축은행 등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이 작년 4분기 1261조4859억원에서 1분기에 1254조5012억원으로 7조원가량 감소했다. 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은 734조4786억원에서 738조7599억원으로 늘었으나, 예금은행의 ‘기타대출’이 작년 4분기에 비해 7조1천억원 줄었다. 한은은 “2분기에 들어선 지난 4월에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소폭 증가세로 돌아섰으나, 향후 대출금리 상승이 예상되고 주택매매가 활발해질지도 아직 불투명해 가계대출 증감 추세는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용카드·할부금융 등 판매신용 1분기 잔액은 106조7천억원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처 등에 따라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8천억원 증가했다. 1분기말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 잔액은 1859조4천억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6천억원 감소했다. 명목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신용 잔액의 비율은 지난해 4분기말에 90.4%였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