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실수? 진심일 것"..'일본'서 '대만 군사개입' 꺼낸 바이든, 속내는
미국은 그간 대만에 대한 군사개입과 관련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으며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왔다. 중국과 직접적 군사 대결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잇따라 대만 방어와 관련한 돌출 발언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에도 두 차례 유사한 발언을 했다. 지난해 8월 ABC인터뷰에서 유사시 대만에 군사 개입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해 논란이 일었고, 같은 해 10월 CNN 타운홀 행사에서 진행자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방어할 것인가'라고 묻자 "그렇다. 우린 그렇게 해야 할 약속이 있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약속'은 대만관계법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1955년 대만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했지만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이를 폐기했다.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에 따라 대만에 대한 중국의 주권을 인정하면서도, 대만에 방어용 무기 수출을 가능하도록 하는 대만관계법을 제정했다. 이에 따라 대만을 지킬 법적 의무는 없지만, 대만 자체 방어력을 지원할 수 있는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지금껏 나온 대만 관련 언급 중 가장 명시적이고 강력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중국의 라이벌인 일본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싱크탱크 독일마셜펀드의 대만 전문가인 보니 글레이저는 블룸버그에 "이번 발언은 도쿄에서 나왔기 때문에 미국의 대만 정책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더욱 고조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당연히 중국에서는 즉각 반발이 터져 나왔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미국 측 발언에 확고한 반대와 강력한 불만을 표명한다"며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의 내정 문제이며, 외부의 간섭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도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려 '대만 카드'로 불장난을 한다며 그러다 스스로 데리라는 거친 반응을 내놨다.
로이터통신은 정책 분석가들이 대만 군사 개입을 시사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실수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광범위한 외교 정책 경험, 발언 당시 일본 총리가 옆에 있던 상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이 진행 중인 점 등을 고려하면 '진심'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통신은 '정치인들은 진정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을 입 밖으로 낼 때 말실수를 한다'는 격언을 언급했다.
대니얼 러셀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침략에 대응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며 "이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미국이 대만 방어와 관련한 어떤 약속을 했는지는 모호하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 발언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독일마셜펀드의 글레이저는 "중국의 대만 공격을 억제하려는 의도지만 그 공격을 유발할 수도 있다"며 "미국 정책을 둘러싼 혼란이 오히려 억제력을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헤리티지 재단 아시아연구센터의 딘 쳉 수석연구원은 "미국이 대만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포기한다면 서둘러 끝내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라며 "'전략적 명확성' 쪽으로 서서히 움직인다면 중국은 미국이 이를 선언하기 전에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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