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숙인 박지현 "우리편 감싸고 상대편 작은 잘못 비난 정치문화 바꾸겠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 의해 수정되어 본문과 댓글 내용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이재명 송영길 586등 향후 불출마 당권내려놓을건가 "충분히 논의해 발표"
또 고개숙인 비대위원장 "한번만 믿어달라, 민주당 확 바꾸겠다"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박완주 의원 성비위 문제로 사과한지 12일 만이다. 한번만 더 믿어주면 민주당을 책임지고 바꿔나가겠다고 했다.
이 같은 반성을 왜 8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두고 이제야 하는 이유에 대해선 “됐다고 할 때까지 반성하겠다”고 답했고, 정작 대선패배 책임이 있는 이재명 송영길 후보가 왜 나왔는지, 말로만 사과와 반성할 뿐 스스로 내려놓는 반성은 한 번도 없다는 비판에는 “충분히 논의해 금주중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박 공동비대위원장은 24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긴급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대국민호소를 통해 선거현장에 나갔을 때 '민주당이 왜 처절하게 반성하지 않느냐', '왜 반성해야 하는 사람들이 다 나오냐'는 아픈 소리를 들었다고 대국민 호소 배경을 설명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정말 면목이 없다. 정말 많이 잘못했다.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더 사과드리겠다. 염치없다”면서도 “그렇지만, 한 번만 더 부탁드린다. 저를, 저 박지현을, 믿어달라”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번 지방선거에 기회를 주신다면 제가 책임지고 민주당을 바꿔나가겠다”며 “반성하고 바꾸라는 국민의 명령, 충실하게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자리에만 목숨 거는 정치를 버리고, 국민과 상식에 부합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구체적으로 “첫째 더 젊은 민주당을 만들고, 둘째 우리 편의 잘못에 더 엄격하겠으며 내로남불의 오명을 벗겠다”며 “온정주의와 타협하지 않고, 대의를 핑계로 잘못한 동료 정치인을 감싸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15년째 평등법 제정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점을 들어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이 되겠다고 했다. 그는 맹목적인 지지에 갇히지 않겠다며 대중에게 집중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비위원장은 “우리 편의 큰 잘못은 감싸고 상대편의 작은 잘못은 비난하는 잘못된 정치문화 바꾸겠다”며 “민주당을 팬덤정당이 아니라 대중정당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약속을 제안하면서 박 비대위원장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딱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며 “아무리 힘들고 외로워도 상식과 국민을 믿고 꿋꿋하게 전진하겠다. 박지현이 더 깊은 민주주의, 더 넓은 평등을 위해, 타오르는 불꽃이 되어 나아가겠다”고 했다.
대국민호소문 발표 뒤 소통관 프레스라운지에서 가진 백브리핑에서 박 비대위원장은 미디어오늘 기자가 '지난 선거 때 패배에 대한 진정한 반성을 하려면 애초 이재명 송영길 후보부터 나오지 않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 이후에라도 뭔가 내려놓으려면 이재명 후보의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이 됐든 586등의 차기 (총선) 불출마든, 말로만 반성이 아니라 자신을 내려놓는 게 있어야 하나 그런 건 전혀 하지 않고 말로만 반성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있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의에 “당내에서 오늘 내일 중 충분히 논의를 거쳐서 거쳐서 금주 중으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얘기한 문제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냐는 질의에 박 비대위원장은 “논의할 계획도 있다”고 답했다.
'정확히 어떤 부분을 다시 논의한다는 말씀이냐'는 다른 기자의 질문이 이어지자 박 비대위원장은 “586 용퇴나 우리 당에 있어 젊은 민주당으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에서 기득권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민주당이 반성과 쇄신의 모습을 어떻게 보일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왜 하필 선거 임박해서 반성을 하느냐, 지난 대선 때도 그렇고 이번엔 일주일 앞두고 하는 이유가 뭐냐'는 질의에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 대선 이후 사과를 여러번 드렸으나 국민의 마음에 절실하게 와닿지 않은 것 같다”며 “국민이 됐다고 할 때까지 사과와 반성이 계속돼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다만 대선이 끝나고 지방선거가 바로 있었다는 점도 같이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회견을 준비한 목적이나 의도가 뭐냐는 질의에 박 비대위원장은 “전국을 돌면서 유세를 다니는데 민심이 녹록지 않았다”며 “처절한 반성과 사과밖에 없다. 늦기 전에 사과하는게 맞는다고 봤다”고 밝혔다. 사전에 대국민사과하는 것을 지도부와 공유했다는데 반응은 어땠는지를 묻자 그는 “우려도 있었고, 알겠다고 한 말씀도 있었다”고 답했다.
박 위원장은 '이재명 송영길 후보에 대한 추가적 논의가 있겠느냐'는 질문엔 답변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는 '개딸'(개혁의 딸) 현상을 팬덤 정치라고 볼 수 없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팬덤 정치라는 것이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정치적 공약이나 정책을 봐야 하는데도 맹목적인 충성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 같아서 문제의식이 보여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건강한 공론장을 만드는 게 정치권의 과제라고 보고, 비판에 있어 정치권에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보지만, 자기 편이 아니라고 해서 맹목적인 비난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당내 성비위 현안과 관련해 최강욱 의원의 징계 소명절차가 미뤄진 경위를 두고 박 비대위원장은 “지도부의 공동비대위원장 자리에 있음으로써 당연히 당내 의원이 절차에 있어 미룬 만큼 (절차에) 따라주기를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과거 김홍걸 의원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였다가 당시 소명 부실했다는 이유로 즉각 제명 결정했는데, 이번주까지라도 소명되지 않을 경우 직권으로 징계를 하거나 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의에 박 비대위원장은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나 당내 충분히 논의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선거로 미뤄진 만큼 (이후에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박완주 의원의 의원직 제명과 형사처벌도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기자 질의에 답변하지 않은채 엘리베이터에 탔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함께 동행한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선거에 임박해 어려워질 것이라고 생각돼 나서서 박지현 위원장 호소까지 한 것이냐'는 질의에 “당에서 인물론 균형론을 얘기하는데, 당이 혁신과 성찰하면서 바로설 수 있을 때에야 (그것이) 먹힐 것이라는 판단인 것 같다”며 “그에 대해서는 확실히 동의한다. 그래야 균형과 견제가 가능하고, 민주주의도 바로설 수 있다”고 답했다. 장 의원은 당 전체의 선거 전략이 대국민 사과 등의 읍소전략으로 바뀐 것인지를 묻자 교과서와 같은 얘기라며 선거에 임박할수록 절실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SNS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라’ 국회의원 법안 살펴보니 - 미디어오늘
- “공영방송 지켜달라던 MBC, 정작 방송작가에겐 차별” - 미디어오늘
- 출산율 0.78명 시대, 올해 쏟아진 2000여 건 저출산 기사가 내놓은 답은 - 미디어오늘
- ‘나경원 청탁’ 한동훈 폭로에 조선일보 “서로 싸우다 먹잇감 던져줘” - 미디어오늘
- 프리랜서 AD, 4년 재판에 ‘노동자’ 확정 “비정규직 대변해 이긴 것 같다” - 미디어오늘
- 국민의힘 지역 연설회, 각 지역신문이 주목한 지역 현안은 - 미디어오늘
- 친명좌장 정성호 “법대로? 다 끝내자는 것” 정청래·국힘 겨냥? - 미디어오늘
- “박민, 회사 망치는 데만 전념” KBS 사원 200여명 모였다 - 미디어오늘
- 바이든-날리면 비판 이진숙에 “이진숙 입에서 보도 준칙? 어처구니없어” - 미디어오늘
- 틱톡 보고 만두·화장품 산다…“2030년 K-콘텐츠시장 최대 273조 원” - 미디어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