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천하무적' 韓美 원전동맹 위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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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한·미 정상회담 후 양국 정상은 "신형 원자로 및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과 수출 증진을 위해 양국 원전산업계가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윤석열 정부의 '2030년 원전 10기 수출'은 중간목표여야 한다.
수출이 본격화하면, 원전업계는 복수의 원전사업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수출 원전을 위한 핵연료 주기 기술도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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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
지난 21일 한·미 정상회담 후 양국 정상은 “신형 원자로 및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과 수출 증진을 위해 양국 원전산업계가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원전 기술 분야 전통 강호와 신흥 강호의 의기투합으로, 양국은 원자력 과학기술 진보와 해외 원전사업에서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세계 원전시장 판도도 바뀌고 있다. 그동안 세계 시장을 주름잡던 러시아의 원자로 공급자로서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중 러시아군은 자포리자 원전을 점령했다. 러시아가 이런 만행을 자행한 것은, 자포리자 원전이 러시아산(産)이어서 자국의 전문가들 지원을 받아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갈등이 심해진다면, 타국에 있는 자국산 원전 점령도 서슴지 않는 러시아로부터 원전을 도입할 나라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이제 우리가 나설 때다. 세계 각국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저탄소 에너지원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미가 함께 개발할 신형 원자로는 완성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기후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당장 조치가 필요하다. 우리는 이미 세계 최고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겸비한 원전을 갖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자금력과 외교력이 더해지면, 우리 원전은 날개를 달게 될 것이다. 양국은 세계 최고의 원전을 합리적 가격에 공급해 전 세계의 기후위기 극복을 도와야 한다. 윤석열 정부의 ‘2030년 원전 10기 수출’은 중간목표여야 한다. 2030년 후에도 수출은 계속돼야 한다. 이를 위해 원전산업을 수출산업화해야 한다.
원전 수출산업화에는 과제가 있다.
첫째, 원전산업 구조를 바꿔야 한다. 우리 원전산업은 평균 2∼3년에 원전 하나씩 건설하는 데 최적화됐다. 또 정부에 과도하게 의존해 왔다. 그래서 지난 정부의 재채기에 원전업계는 독감에 걸려 생사를 오갔다. 수출이 본격화하면, 원전업계는 복수의 원전사업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정부는 원전업계가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공급망을 갖추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 수출을 구실 삼아 정부 조직 확대에만 급급해하지 말고, 원전산업 구조를 지속적 수출이 가능한 민간 주도로 바꿔야 한다.
둘째, 수출 원전 운영 지원 체계를 확충해야 한다. 원전의 수십 년간 안전 운영을 위해 유지 보수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 원전업계는 수출 원전의 유지 보수를 지원할 역량을 갖춰야 한다. 수출 원전을 위한 핵연료 주기 기술도 확보해야 한다. 지금은 우라늄 공급이 안정세지만, 우라늄 공급이 달릴 경우에 대비해 바닷물에서 우라늄 원소를 추출하는 기술 등 우라늄 생산 기술이 필요하다. 그리고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관리·처분하는 기술도 확보해야 한다.
셋째, 최상의 원자력 안전 3종 세트를 갖춰야 한다. 안전은 원전 이용의 전제다. 원전을 처음 도입하는 나라에 안전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안전 규제 체계를 지원해야 한다. 원전 이용이 늘면 핵확산 우려도 커진다. 이에 대비해 우리 원전의 핵확산 저항성을 키우고 원전 도입국의 핵비확산 의무 이행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러시아군의 원전 점령 같은 신종 핵안보 위협은 언제든지 등장할 수 있다. 신종 위협이 나왔을 때, 이에 대응하는 방호 체계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는 역량도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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