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행보 펜스, '전직 상관'에 도전장..트럼프 "배은망덕"

이본영 2022. 5. 2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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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전직 상관'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대권 행보에 나섰다.

펜스 전 부통령의 유세장 출동은 대통령으로 모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는 후보의 반대편에 선 것이라 주목받는다.

펜스 전 부통령의 행보의 의미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펜스 전 부통령이 이런 켐프 주지사를 적극 돕는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완전한 결별일 뿐 아니라 대권 도전 의사를 명확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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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주 공화당 경선 현직 주지사 지지 유세
트럼프는 현 지사 낙마시키려 다른 후보 지원
펜스, 트럼프 맞서 대선 출마 채비 본격화
트럼프 "2016년에 구해줬더니.." 비난 퍼부어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왼쪽)과 11월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가 23일 유세장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애틀랜타/AP 연합뉴스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전직 상관’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대권 행보에 나섰다. 함께 일한 대통령과 부통령 출신이 당내 경선에서 맞붙는 이례적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23일(현지시각) 재선을 노리는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의 공화당 경선 지지 연설에 나섰다. <에이피>(AP) 통신은 펜스 전 부통령이 주도 애틀랜타에서 “내일 켐프에게 투표해야 이곳 조지아의 미래에 ‘예스’라고 말하는 게 된다”고 연설했다고 보도했다.

펜스 전 부통령의 유세장 출동은 대통령으로 모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는 후보의 반대편에 선 것이라 주목받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데이비드 퍼듀 전 상원의원을 적극 지지한다. 그는 이날 펜스 전 부통령의 유세 직후 한 전화 유세에서 퍼듀 전 의원을 주지사로 만들자고 호소했다.

펜스 전 부통령의 행보의 의미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가 지지하는 켐프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응징을 원하는 인물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켐프가 다시 주지사가 되느니 주정부를 민주당에 넘기는 게 낫다고 말할 정도다. 그는 2020년 대선에서 자기가 이길 줄 알았던 조지아주에서 0.3%포인트 차이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하자 재검표를 요구했으나 수작업 재검표로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부정선거라는 주장을 고집하며, 선거 결과를 인정한 켐프 주지사를 원수로 대한다.

펜스 전 부통령이 이런 켐프 주지사를 적극 돕는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완전한 결별일 뿐 아니라 대권 도전 의사를 명확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지난달 <뉴욕 타임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부름을 받은 곳으로 간다”며 그 가능성을 열어놨다.

펜스 전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이미 배신자로 낙인찍혀 있다. 상원의장을 겸했던 그는 지난해 1월6일 의회에서 진행된 대선 선거인단 투표 결과 인준을 거부하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시를 거역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동으로 이어졌다. 펜스 전 부통령은 자신이 옳은 일을 했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스 전 부통령의 켐프 주지사 지원은 배은망덕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그의 대변인인 테일러 버도위치는 “펜스는 2016년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치적 경력을 구원해주기 전에는 주지사 경선에서 패배할 사람이었다”며 “그는 이제 낙하산에서 뛰어내려 누군가 관심을 보여주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6년 인디애나 주지사 재선 가능성이 없던 펜스 전 부통령을 러닝메이트로 만들어줬는데 이제 뒤통수를 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경선 며칠 전 여론조사에서 켐프 주지사가 배 이상 앞서는 결과가 나온 상황이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응징’은 불발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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