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 정상회담 열려.. 기시다, "인도·태평양에서 우크라이나 같은 일 안 돼"
중국을 겨냥한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협력체인 ‘쿼드(Quad)’ 정상회의가 24일 오전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렸다. 4개국 정상은 모두발언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안보는 물론 기후변화와 첨단기술 공유 등 경제 협력을 강화하자고 밝혔다. 회의가 끝나면 공동성명이 발표된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지난해 9월 (대면) 회의 후, 법의 지배에 근거한 질서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사태가 일어났다”며 “러시아에 의한 우크라이나 침략은 유엔헌장의 모든 원칙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같은 일을 일으키는 건 안 된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면서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등 유사한 일이 발생하면 안 된다고 경고한 것이다. 기시다 총리는 “이런 엄격한 정세 속에서 우리가 한 자리에 모여 4개국의 연대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이라는 공통 비전에 대한 견고한 헌신을 국제사회에 보여주는 의의는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 “러시아의 잔혹하고 명분 없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은 인도적 재앙을 폭발시켰다”고 비판하고, “이것은 단지 유럽의 문제만이 아니라 식량 위기 심화 등 세계 모든 지역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가 전쟁을 계속한다면 미국은 파트너 국가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히고 “국제질서, 영토 보전과 주권, 국제법, 인권은 항상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쿼드에 대해선 “인도·태평양 지역을 평화롭고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전염병에 대처하고,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등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미래 기술이 우리의 가치에 따라 관리되도록 보장해야 한다”며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과 공급망 관리, 기술 표준 설정 등에 관한 제휴를 위해 더 할 일이 있다”며 경제 안보를 강조했다.
23일 취임식 후 바로 도쿄로 와 쿼드 회의에 참석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신임 총리는 “호주의 정권이 바뀌었지만 쿼드에 대한 헌신은 변하지 않았다”고 약속했다. 이어 “새로운 호주 정부의 우선순위는 기후변화, 경제 안보, 사이버 보안, 에너지 보안, 더 나은 환경 및 건강” 등이라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호주는 2030년까지 43%의 배출량을 감축하고 2050년에 순배출량 ‘제로’를 달성하는 새로운 목표를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태평양의 전략적 환경이 새롭고 더 복잡한 단계로 진입함에 따라 지역 안보에 더 많은 에너지와 자원을 투입할 것”이라면서, 특히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에 특사를 임명하고 향후 4년간 4억7,000만 달러의 추가 대외원조를 하는 등 동남아시아에 더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쿼드 출범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라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백신 보급이나 기후 변화 대응, 공급망 강화, 재난 대응 및 경제 협력 등 성과를 거뒀다”면서 “이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회의 후에는 공동성명이 발표된다.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이란 비전에 대한 4개국의 강한 관여를 확인하고, 자유나 법의 지배, 주권과 영토의 일체성 등의 원칙을 강력히 지지하며 이러한 원칙을 다른 지역에서도 추진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NHK 등은 보도했다. 동·남중국해 진출 움직임을 강화하는 중국을 염두에 두고, 규칙에 근거한 해양 질서에의 도전에 대항해 국제법 준수의 중요성을 명기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비판도 언급된다. 한편 지역 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협력체를 만들거나 우주 분야에서 4개국이 위성 데이터를 공유하는 협력 구조의 창설 등 4개국 협력 강화 방안도 명기될 전망이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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