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모호성' 유지? 약화? 바이든 대만 발언에 설왕설래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전략적 모호성 유지하며 정치적으로 유용한 신호 보냈다" vs. "전략적 모호성 약화하며 실수와 혼란 유발할 수 있다"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군사적인 개입도 할 수 있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중국 관측통들이 이처럼 엇갈린 분석을 내놓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 홍콩발과 미국발 기사 두 건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관측통들의 상반된 반응을 소개했다.
홍콩발 기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오랜 전략적 모호성을 해체하지 않으면서 중국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의도적이든 아니든 대만이 공격당할 경우 미국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중국에 보냈다"고 덧붙였다.
톡소우키트 멜버른대 아시아연구소 강사는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 정책 고문들의 모든 조언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그의 재임 기간 미국은 대만의 방어에 전념할 것이라는 매우 분명한 메시지를 중국에 보내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현 미국 정부의 입장임을 중국은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티성 호주국립대 강사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유용한 말실수였으며 미국 정부 내 널리 공유된 가정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전에도 여러 번 그렇게 했다"며 "그의 발언은 매우 정치적으로 유용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저우천밍 중국 위안왕 군과학기술원 연구원은 중국군은 분쟁에 대비해있고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으로 바뀌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사적 지원이 있을 것이라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하는 것은 정치적 발언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현상을 공격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신호를 중국에 보내면서도 대만해협에서 무장 충돌을 방지할 정도의 모호성은 충분하다고 SCMP의 홍콩발 기사는 해석했다.
반면 SCMP의 미국발 기사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대만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지가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실수를 유발할 수 있는 명확성의 결여를 가중한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전문가들이 반세기 동안 평화를 유지해온 방법이라고 믿는 모호성을 잠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국 싱크탱크인 독일마셜펀드의 대만 전문가 보니 글레이저는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갖고 있다고 중국이 믿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중국이 보고 있는 것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갈수록 불분명해지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의 정책이 무엇인지를 동맹과 친구 그리고 적들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렇지 못하면 우리가 피하고자 하는 중국의 공격을 촉발할 것이다. 나는 바이든 대통령의 계속되는 실언이 도움이 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신이 약해 보인다며 뭔가를 해야겠다고 믿을까 봐 우려된다"며 "중국의 정치는 현재 특히 불투명하다. 지금은 그를 코너로 몰아넣을 적시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미국 조지메이슨대 머카터스센터 웨이펑중 연구원은 "명확성이 대만해협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평화 유지에 도움이 된다"며 "혼란을 야기하는 이 모든 메시지는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SCMP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만 발언은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와 24일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회의가 빛이 바래도록 위협하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모호성을 누차 잘못 말했고 일각에서는 그가 자신의 정부 정책을 지지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과 일하는 셜리 칸 아시아 안보 전문가는 "일부는 바이든 대통령이 실수했을 뿐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며 "그의 참모들은 자신들이 총사령관의 발언을 수정한다는 언급 없이 계속해서 그의 발언을 수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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