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 활동 늘어나니 '식사' 걱정..'나의 비건 일기' 쓰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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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하면서 식사 메뉴 고민이 많이 줄었는데, 다시 대면 출근을 시작하니 예전처럼 도시락을 싸서 다녀야 하나란 생각이 들어요."
직장인 정유진(24)씨 역시 "대면 출근이 시작되면서 점심시간에 비건 메뉴를 먹기 어려운 경우가 생긴다"며 "메뉴 선정에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채식에 가깝게 먹을 수 있는 커리나 순두부찌개 등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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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직장인 "채식 접근 어려워졌다"
온라인에서 채식 접근성·비건 문화 직접 공유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하면서 식사 메뉴 고민이 많이 줄었는데, 다시 대면 출근을 시작하니 예전처럼 도시락을 싸서 다녀야 하나란 생각이 들어요.”
‘비건’(채식주의자)인 직장인 박아무개(28)씨는 최근 점심·저녁 식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대면 출근이 다시 일상화되고, 대규모 회식까지 부활하면서 메뉴를 고르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덕분에 3∼4명 규모의 회식에서는 메뉴 선택권을 적극적으로 주장할 수 있었는데, 이젠 20명 가까운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제 발언권이 20분의 1로 줄어든 느낌이에요.”
일상이 회복되고 대면 활동이 늘면서 비건들은 여전히 문턱이 높은 비건 메뉴 접근성과 육식 중심 문화 속에서 난감해 한다. 비건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채식 메뉴나 식당 등의 정보를 온라인상에 공유하며 스스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대학가에선 코로나 이전보다 학내 채식 식단 접근성이 떨어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면 수업 재개로 학교에 머무는 시간은 늘었는데, 학교 식당들은 그동안 코로나19로 식당 운영을 축소한 탓에 그나마 있던 채식 메뉴 운영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연세대는 지난 2020년 채식 메뉴 확대를 계획했지만 무산돼 현재 야채라면만 채식 메뉴로 운영되고, 동국대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채식당 운영을 중단했다. 서울대는 채식 뷔페식당 운영을 재개했지만, 점심시간에만 운영한다. 서울대 언론정보대학원에 재학 중인 신지은(24)씨는 “대면 수업으로 전환되면서 학교에 머무를 때가 많은데 학내에서 채식 메뉴는 한 곳에서만 제공하고, 그마저도 저녁엔 운영하지 않아 당혹스러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의 고민도 깊다. ‘논비건’ 팀원들과 함께하는 점심식사, 저녁 회식 등이 늘면서 메뉴 선택권에 아무래도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박아무개(28)씨는 “회식의 경우 대규모 인원이 고깃집 등 육식 위주 식당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보니 아예 (채식 메뉴 선택을) 포기하게 됐다. 회식에 가서 배가 불러 못 먹겠다는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정유진(24)씨 역시 “대면 출근이 시작되면서 점심시간에 비건 메뉴를 먹기 어려운 경우가 생긴다”며 “메뉴 선정에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채식에 가깝게 먹을 수 있는 커리나 순두부찌개 등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비건들은 식당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서울대 동아리 ‘스누비건’은 서울대 인근 채식 식당 등을 온라인 지도로 공유하는 ‘스누비건 지도’를 만들었다. 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는 최지원(21)씨는 “학내에 채식을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 한 곳이다 보니 비건들은 한 끼를 해결하기도 어려울 때가 많아 대면 수업 재개를 대비해 관련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지도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나의비거니즘일기’라는 태그를 통해 육식 중심 문화를 바꿔보자고 목소리를 내는 이들도 있다. 해당 게시글을 트위터 등에 올리는 김아무개(27)씨는 “해당 태그가 달린 게시물을 통해 비건 조리법이나 제품, 식당 정보를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게 해 육식 중심문화에서 벗어나 비건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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