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심해져 공익 출근 못한 청년..병역법 위반 1심 집행유예

최민영 2022. 5. 2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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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부모와 함께 살아가며 8일 간 사회복무요원 근무를 빼먹은 20대 청년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장기간 지속된 돌봄의 부재와 빈곤 탓에 깊어진 그의 우울증은 양형에 참작되지 못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양환승 부장판사는 24일 오전 열린 ㄱ(23)씨의 병역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ㄱ씨는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던 지난 2~3월에 걸쳐 총 8일동안 근무지로 출근하지 않아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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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재판][가장 보통의 재판]
돌봄 부재·빈곤 탓에 무기력 깊어졌지만,
재판부 "병역의 의무 성실히 이행돼야"
어린이날을 이틀 앞둔 지난 3일, 서울의 한 법정에서는 우울증을 호소하는 청년 ㄱ씨가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클립아트코리아

장애 부모와 함께 살아가며 8일 간 사회복무요원 근무를 빼먹은 20대 청년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장기간 지속된 돌봄의 부재와 빈곤 탓에 깊어진 그의 우울증은 양형에 참작되지 못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양환승 부장판사는 24일 오전 열린 ㄱ(23)씨의 병역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ㄱ씨는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던 지난 2~3월에 걸쳐 총 8일동안 근무지로 출근하지 않아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ㄱ씨의 변호인은 “혐의는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오랫동안 앓아왔던 우울증이 갑자기 심화해 무기력증으로 출근하지 못했다”고 결근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ㄱ씨는 지체장애 2급 어머니와 정신질환이 있는 아버지와 살면서 성장 과정에서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이 사건 재판을 준비하면서도 장애인인 어머니를 돕는 활동지원사와 함께 변호사를 만났고, 휴대전화 요금을 내지 못해 전화가 끊길 정도로 경제적인 상황도 좋지 않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런 ㄱ씨의 상황을 양형이유로 참작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병역의 의무는 성실히 이행되어야 한다. 이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죄질이 가볍지 않고, 불이행하게 된 이유 중 참작할만한 사유는 특별히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 장애 부모 돌보느라 정작 자신은…23살 청년의 ‘복무이탈’ 형량은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42172.html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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