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시력 손상을 인지장애로 오진할 위험있어"

한성간 2022. 5. 2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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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 황반변성 같은 안 질환으로 시력이 떨어진 노인이 인지기능 검사를 받으면 인지장애로 오진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결과는 인지기능에는 문제가 없는데 인지기능 검사에서 시력이 나빠 문제를 올바로 읽지 못하고 답을 씀으로써 성적이 나쁘게 나와 인지장애라는 오진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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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검사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백내장, 황반변성 같은 안 질환으로 시력이 떨어진 노인이 인지기능 검사를 받으면 인지장애로 오진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사우 오스트레일리아 대학 심리학·사회사업·사회정책 대학 연구팀이 시력이 정상인 노인 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23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인지기능을 알아보기 위해 먼저 글로 된 질문을 읽고 답을 쓰게 하고, 이어 말로 하는 질문을 듣고 답을 쓰도록 요구했다.

이와 함께 노인성 황반변성과 유사한 시력 조건을 만들기 위해 한번은 고글을 쓰고 한번은 고글 없이 테스트를 받게 했다.

그 결과 글로 된 질문을 눈으로 보고 답을 쓰는 테스트에서는 고글을 썼을 때가 쓰지 않았을 때보다 성적이 훨씬 나쁘게 나왔다.

그러나 말로 하는 질문을 귀로 들으면서 하는 테스트 성적은 고글을 썼을 때나 쓰지 않았을 때나 별 차이가 없었다.

이 결과는 인지기능에는 문제가 없는데 인지기능 검사에서 시력이 나빠 문제를 올바로 읽지 못하고 답을 씀으로써 성적이 나쁘게 나와 인지장애라는 오진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의료 요원과 연구자가 인지기능 검사를 시행할 때는 테스트를 받는 사람의 시력 문제를 외면할 때가 많다.

따라서 인지기능 테스트에 앞서 간단한 속성 시력검사를 시행해 시력이 나쁜 노인에게는 필기 테스트와 함께 구두 테스트를 병행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제안했다.

시력이 손상된 노인은 세계적으로 약 2억 명으로 파악되는데 시력 저하로 인지장애 오진을 받는다면 개인의 삶은 물론 직업, 재정 또는 사회 환경에 불필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우려했다.

특히 황반변성은 읽고 운전하고 요리하는 기능, 심지어는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는 기능마저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부에 있는 시신경 조직인 황반에 비정상적인 신생 혈관이 자라면서 황반이 손상돼 시야의 중심부를 보는 시력인 중심시(central vision)를 잃는 질환이다.

백내장은 나이가 들어 눈의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시력이 떨어지는 안과 질환이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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