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꾼 이광재는 인정" vs "그래도 춘천은 김진태"

2022. 5. 2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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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치 1번지' 춘천시민들은 6·1 지방선거에서 강원도지사에 출마한 '일 잘 하는'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 '춘천 출신' 김진태 국민의힘 후보를 사이에 두고 고민에 빠진 모습이었다.

또 10여년 전 민주당 소속으로서는 처음 강원지사에 당선됐던 이 후보가 다시 돌풍을 일으키기를 바라는 민심과, 정권이 바뀐 만큼 여당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국민의힘 김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민심이 팽팽히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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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고른 지지 李 vs '국정안정' 힘 얻은 金
"尹, 강원인사 배제에 실망감..독주 견제해야"
"민주당 오래했으니 이번엔 국힘에 기회 줄 것"
22일 춘천시내 곳곳에 붙어있는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국민의힘 김진태 후보 선거 현수막. 이세진 기자

“집에서 어른들과 정치 이야기를 하면 매번 싸우는데, 이광재 후보에 대해선 이견이 없어요. 일 하나는 제대로, 잘 한다고.” (최모 씨·48세·남)

“의원 시절 김진태 후보가 상가 상인들과 간담회를 열었는데, 우리 장사하는 사람들 말을 경청해 주더라고요. 춘천을 위해서라도, 춘천 출신 김진태를 뽑아야 합니다.” (김덕경 씨·55세·남)

‘강원도 정치 1번지’ 춘천시민들은 6·1 지방선거에서 강원도지사에 출마한 ‘일 잘 하는’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 ‘춘천 출신’ 김진태 국민의힘 후보를 사이에 두고 고민에 빠진 모습이었다. 또 10여년 전 민주당 소속으로서는 처음 강원지사에 당선됐던 이 후보가 다시 돌풍을 일으키기를 바라는 민심과, 정권이 바뀐 만큼 여당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국민의힘 김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민심이 팽팽히 맞섰다.

춘천은 도청 소재지, 수부도시 자부심이 큰 도시로, 이번 도지사 선거 향배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격전지로 꼽힌다. 선거 초반 춘천을 지역구로 재선 의원을 지낸 김 후보 지지세가 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 가운데, 원주 출신의 이 후보도 춘천에 선거캠프를 차리고 본격 민심 탈환을 노리고 있어 창과 방패의 싸움이 벌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지방선거 본투표일을 10일 앞둔 지난 22일, 주말과 겹친 장날의 춘천풍물시장은 시민과 상인, 선거유세차량과 선거운동원으로 크게 붐볐다. 한 선거운동원은 “춘천은 60대 이상 인구가 많은데,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선 다른 어떤 곳보다 시장을 돌아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 이곳에 선거 유세가 몰린다”고 설명했다. 이날도 오전에는 김 후보, 오후에는 이 후보가 풍물시장을 찾았다. 열기가 뜨거웠던 이곳을 찾아 선거를 앞둔 민심을 들어봤다.

10대 딸과 함께 시장에 나온 임모(55·여) 씨는 “김진태 후보 유세현장을 봤는데, 아무래도 춘천 출신이라는 점에서 인상도 좋게 느껴졌고 마음에 와 닿는 후보더라. (도지사가 아닌) 시의원 후보 중에서는 이미 민주당 후보를 뽑기로 결정한 만큼, 당을 떠나서 김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40여년째 5일장마다 나와 과일장사를 하고 있는 경점여(74·여) 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강원도 출신 인물을 하나도 안 데려다 쓰길래 정말 실망스러웠다. 강원도에서 민주당이 힘을 보여줘서 정부가 독주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말을 맞아 춘천을 방문한 강릉시민 김모(68·남) 씨는 “이광재 후보가 평창올림픽 유치에 큰 도움을 줬고, 강원도가 올림픽 덕을 많이 본 것도 사실”이라며 “강원도 사람들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가 아무리 낮다해도, 전국에서 가장 낙후돼있던 강원도를 발전시켰다는 인식들이 있어 이 후보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춘천에서 가장 번화가인 명동 거리로 이동하자 이곳은 선거보다는 지역행사인 마임 축제 분위기가 강했다. 로터리에 걸린 현수막들만이 선거 분위기를 가늠케 했다. 연령대도 고령층보다는 10~20대 축제 참가자와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아 보다 젊은 층 민심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김진태 후보의 ‘막말’ 이미지를 불편해하면서도 문재인 정권 부동산 정책에 불만을 표시하며 ‘심판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춘천지역 직장인 이모(29·남) 씨는 “김 후보가 이번에는 어려울 것 같더라. 집안 어른들이 보통 국민의힘을 지지하는데, 어른들에게조차도 막말 이미지가 너무 부정적인 것 같다”면서도 “민주당 최문순 지사가 오래 강원도정을 했으니 이번에는 (당을) 바꾸어서 김 후보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춘천=이세진 기자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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