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긴급회견 "정말 많이 잘못했다..한번만 기회달라" 호소(종합)
"민주당, 팬덤정당 아닌 대중정당 만들겠다..국민이 됐다고 할때까지 사과·반성 계속돼야"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박형빈 기자 =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민주당을 팬덤 정당이 아니라 대중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맹목적 지지에 갇히지 않고 대중에 집중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 우리 편의 큰 잘못은 감싸고 상대편의 작은 잘못은 비난하는 잘못된 정치문화를 바꾸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 편의 잘못에 더 엄격한 민주당이 되겠다. 내로남불의 오명을 벗겠다. 온정주의와 타협하지 않겠다"며 "대의를 핑계로 잘못한 동료 정치인을 감싸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의견을 내부 총질이라 부르는 세력에 굴복해서는 안된다. 다양한 의견을 포용하는 민주당이 돼야 제대로 개혁하고 온전히 혁신할 수 있다"며 "민주주의에 가슴 뛰던 민주당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그간 당내의 성 비위 사건이나 '내로남불' 문제 등에 대한 자신의 비판과 자성론에 일부 강경파 의원과 지지층이 강력히 반발하는 상황에서 정면 돌파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6·1 지방선거 판세가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민주당의 변화를 끌어내겠다며 등 돌린 중도층을 향해 '읍소'에 나선 것으로도 해석된다.
박 위원장은 "(유세 현장에서) 왜 반성해야 하는 사람들이 다 나오냐고 아픈 소리도 들었다. 정말 면목이 없다. 정말 많이 잘못했다"며 11초간 깊이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그러면서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더 사과드리겠다. 염치 없다. 그렇지만 한 번만 더 부탁드린다"며 "이번 지방선거에 기회를 주시면 책임지고 민주당을 바꾸겠다. 자리에만 목숨 거는 정치를 버리고 국민과 상식에 부합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 후보들에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딱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며 "아무리 힘들고 외로워도 상식과 국민을 믿고 꿋꿋하게 전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더 깊은 민주주의, 더 넓은 평등을 위해 타오르는 불꽃이 돼 나아가겠다. 저희에게 기회를 달라"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박 위원장은 떨리는 목소리로 회견문을 읽었다. 여러 차례 입술을 깨물기도 했고, 울컥한 듯 말을 멈추거나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이 밖에도 박 위원장은 "더 젊은 민주당을 만들겠다. 청년 정치 육성·평가 시스템을 만들어 유능한 청년 정치인을 발굴하겠다"며 "미래를 준비하는 민주당이 되겠다. 기후 위기 대응, 사회적 불평등 해소, 연금개혁 등 다음 세대를 위한 당면 과제도 늦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이 되겠다"며 "평등법(차별금지법)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15년째 지키지 않았다. 약속을 했으면, 지키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입장문을 발표한 뒤 회견에서 "전국을 돌며 유세를 다니는데 정말 민심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가슴 깊이 체감했다"며 "민주당이 할 일은 정말 처절한 반성과 쇄신밖에 답이 없다고 생각했고, 더 늦기 전에 사과를 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왜 하필 지방선거 직전이냐는 질문에는 "대선 이후로 사과를 여러 번 드렸지만 국민 마음에 절실히 와닿지 못한 것 같다"며 "앞으로도 국민이 됐다고 하실 때까지 사과와 반성이 계속돼야 한다. 다만 대선이 끝나고 지방선거가 바로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대선 당시의 '86 용퇴론' 등 실질적인 반성의 움직임을 보이겠느냐는 질문에는 "86 용퇴도 그렇고 젊은 민주당으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에 대해 당내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금주 중으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성희롱성 발언 논란을 일으킨 최강욱 의원에 대한 징계를 두고는 "2심 재판으로 인해 최 의원의 소명 절차가 연기된 것으로 보고받았다. 금주 중으로 소명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할 예정"이라며 "한 번 미뤄진 만큼 (절차를) 따라주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당내 반발에 대해서는 "팬덤 정치란 것은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공약 등을 봐야 하는데 맹목적인 충성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다"며 "더 건강한 공론의 장을 만드는 것이 정치권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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