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안하는 게 낫다" 수주 꺼리는 건설사들..분양도 '안갯속'
기사내용 요약
공공재개발 사업장 현장설명회 건설사 참여 '제로'
예상보다 낮은 공사비 제시되자 입찰 포기한 듯
철근, 시멘트, 레미콘값 줄줄이 인상…인건비도↑
공사비 갈등 등으로 서울 분양일정도 줄줄이 연기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최근 건설현장에서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이 급상승하면서 늘어난 공사비 부담에 수주를 꺼리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공사비 부담이 늘었지만 조합 등 사업주가 제시하는 금액이 낮아 사업을 수주해도 손해가 불가피해 "차라리 수주를 안하는 게 낫다"며 입찰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에서는 공사비 갈등 등으로 분양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하반기 공급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신흥1구역' 재개발사업 조합은 지난 4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열었지만 당초 입찰참가신청서를 냈던 건설사들이 모두 참여하지 않아 유찰됐다.
현재 공공재개발이 추진 중인 신흥1구역은 4183가구 대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당초 DL이앤씨, GS건설 등 4개 건설사가 참가신청을 했지만 실제 현장설명회가 열리자 모두 불참했다.
업계에서는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가 예상보다 낮은 '3.3㎡당 495만원 이하'로 책정되자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건설사들이 줄줄이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해운대구 우동3구역 재개발 사업도 지난 12일 2차 시공사 입찰에 나섰지만 건설사가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아 또다시 유찰됐다. 우동3구역은 내달 3차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같이 대규모 정비사업지에서도 시공사 선정이 번번이 무산되고 있는 배경에는 건설 자재값 인상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철근·콘크리트는 물론 시멘트, 레미콘, 목재 등 원자재값과 인건비 등이 급등했지만 조합 등이 제시하는 공사금액에 이 같은 상황이 반영되지 않자 건설사들이 '적자 시공'을 우려해 입찰을 포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자재값이나 인건비 등이 모두 올랐지만 조합이나 시행사가 제시하는 공사비에는 인상분이 반영되지 않아 수주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주택사업 외 다른 사업 분야에 집중 하는 게 오히려 낫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들어 건자재값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시멘트업계는 지난해 7월 시멘트 1t당 가격을 5.1% 인상한데 이어 올해 4월에도 15.2% 인상하기로 했고, 수도권 레미콘업계도 이달부터 레미콘 단가를 13.1% 인상하기로 했다.
철근 가격도 넉 달째 상승세다. 건설현장에서 골조공사를 담당하는 철근콘크리트 업계는 시공사에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고 있는데 수도권 철콘업계는 건설사들이 공사비 증액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다음 달 공사현장 '셧다운'도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하도급 업체들이 공사단가 인상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공기가 지연될 경우 손해가 불가피 하지만 시행사나 조합 입장에서는 이미 계약을 체결한 만큼 공사비를 인상해 줄 이유가 없다"며 "(건설사들이) 중간에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서울의 주요 정비사업지에서는 공사비 갈등 등으로 분양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인포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서울지역 상반기 분양계획 물량은 24개 단지, 9734가구였지만 이달 기준으로 실제 분양된 물량을 포함한 상반기 분양계획 물량은 17개 단지, 2350가구로 집계 돼 약 76% 감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재건축 최대어로 꼽혔던 둔촌주공 사업장은 공사비 증액 문제로 공사가 중단됐고, 동대문구 이문1구역과 은평구 역촌1구역 등은 분양가 산정 문제 등으로 분양 일정이 미뤄졌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 분양시장이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몰려 있는데다 분양가상한제 확대 적용, 원자재값 인상까지 맞물려 서울 신규 아파트 공급은 힘든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9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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