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빠진 5·18 기념식..텅빈 좌석 알고보니 보훈처 '늑장행정'

이수민 기자 2022. 5. 2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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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주최한 국가보훈처가 참석자 초청장을 뒤늦게 발송해 5·18유공자와 유족 측 다수가 참석하지 못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5·18유공자와 유족 측은 기념식 규모는 대폭 확대됐으나 '주인공이 배제된 행사였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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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장 기념식 끝난 뒤 수령" 분통
"추가 초청장 급하게 인쇄..고의 아니다"
지난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장의 좌석이 비어있는 모습. (공동취재) 2022.5.18/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주최한 국가보훈처가 참석자 초청장을 뒤늦게 발송해 5·18유공자와 유족 측 다수가 참석하지 못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5·18유공자와 유족 측은 기념식 규모는 대폭 확대됐으나 '주인공이 배제된 행사였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2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8일 광주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오월을 드립니다'에 상당수의 5·18유공자와 유족이 참석하지 못했다.

행사장 앞쪽 마련된 주요인사, 국회의원, 각계 대표 석은 전부 채워진 데 반해 뒤편에 마련된 유공자, 유족석은 빈 좌석이 많았다. 대통령이 참석한 기념식에 입장하려면 미리 발부받은 보훈처 명의의 '초청장'과 '입장 카드'를 제시해야 하는데 해당 우편물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 5·18 기념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3년 만에 모든 유공자(4430명)가 초청받기로 돼 있었다.

역대급 규모로 기대를 모았기에 국가보훈처를 향한 유공자들의 불만과 서운함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높다.

유공자 A씨는 "행사를 기존처럼 축소해서 하려다가, 갑자기 거리두기를 해제하니 부랴부랴 시늉만 내다가 이런 사단이 벌어진 것"이라며 "내 우편물도 20일에 도착했다. 오라는 것이냐, 말라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유공자 B씨는 "분명히 단체를 통해서는 모두가 초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공지 받았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초청장이 오지 않았다"며 "TV로 기념식을 보는 내내 씁쓸하고 속이 상했다"고 말했다.

황일봉 5·18부상자회장은 "지난 13일 박민식 보훈처장이 취임했다. 수장이 행사를 5일 앞두고 취임해 우왕좌왕 한 것 같다"며 "초청장을 받은 유공자들이 확인해보니 '일반 등기'로 보냈더라. 급하게 보낼 거면 '익일 특급'으로 보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5·18 유공자들은 원만하게 기념식을 치르기 위해 의도적으로 강성 성향이 많은 회원들을 배제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는 상황이다.

보훈청은 기념식 규모가 갑자기 커져 초청장 발송이 늦었다고 해명했다.

광주지방보훈청 관계자는 "이달 초까지 5·18 기념식 참석 인원을 500명으로 염두에 두고 준비했는데 모든 유공자를 초청하기로 결정됐다"며 "추가 초청장을 급하게 인쇄해 발송했으나 늦게 받으신 분들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초청장이 없어도 국가유공자증이나 신분증이 있으면 출입을 허용했다. 고의적으로 늦게 발송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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