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사권 조정 후..檢, 무고죄 인지수사 접수 200명으로 '뚝'
2020년 대비 28% 수준
올 4월까지 접수된 사건인원 33명
"작년 검경 수사권 조정 후
檢인지수사 현저히 줄어..
향후 '검수완박 법안' 시행 시
무고죄 활개칠까 우려" 지적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지난해 1월 전면 시행된 이후 검찰의 무고죄 인지수사로 접수된 사건인원이 작년 한 해 201명으로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조정안은 검찰에게 수사·기소·영장청구 권한을, 경찰에게 1차적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부여한 것이다. 향후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인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전면 시행되면 검찰의 무고죄 수사가 더욱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지수사는 검찰이나 경찰이 범죄 또는 범죄의 단서를 직접 인지해 조사하는 일을 의미한다.
24일 헤럴드경제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실에 요청해 법무부로부터 받은 ‘연도별 무고죄 검찰인지 접수 및 처리 현황’을 보면 올해 4월까지 접수된 무고죄 사건 인원은 33명에 그쳤다. 수사권 조정 이후인 지난해에도 검찰 무고죄 인지수사로 접수된 사건 인원이 201명으로 집계됐다. 전년(705명) 대비 28%에 불과한 수치다.
무고죄 인지수사 건수가 줄어든 것은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이 오직 경찰에서 송치받은 사건과 관련해서만 인지수사가 가능하도록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감소세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지난해 수사권 조정안이 전면 시행되면서 무고죄에 관한 검찰의 인지수사가 현저히 줄어든 탓”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020년 접수된 무고죄 관련 사건인원은 1만1309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43% 수준인 4903명으로 급감했다. 올해 1~4월 접수된 사건인원은 더 감소한 1599명이었고, 구속된 인원은 5명에 불과했다.
앞서 이달 3일 이른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공포되면서 검찰 내부에선 앞으로 다양한 범죄 분야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무고죄 여부를 수사하는 데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분위기가 맴돌고 있다. 개정안에 따라 올해 9월 법안이 시행되면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던 기존 6대 범죄 중 부패·경제 범죄를 제외한 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 참사 사건은 경찰로 넘어간다.
실제 지난달 22일 서울북부지검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 당시 검찰의 추가 수사가 필요했던 사례 중 2020년 4월께 피해자를 술에 취하게 한 후 성폭행범으로 몰아가 고소했던 사건이 언급된 바 있다. 해당 사건에 대해 북부지검 관계자는 “경찰은 피해자 작성 각서 등을 근거로 피해자에 대한 강간 혐의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으나 추가 수사를 통해 확보한 피의자들의 범행 공모합의금 분배 허위진술 모의 정황 등이 담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 객관적 증거를 토대로 피해자를 강간으로 무고한 사건의 실체를 밝혀 내 무고사범 4명을 구속 기소한 바 있다”고 밝혔다. 무고죄 중 성폭력 사건의 경우 검찰의 전문적인 수사력으로 사건을 면밀히 밝혀낼 수 있었다고 강조한 셈이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앞으로 검찰에서 처리하는 무고죄 수사가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김경수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하면 사건 자체가 검찰에 오지 않아 자연히 무고죄를 찾을 수 있는 고소 사건 중 무혐의 처분 사건 수가 검찰에 안 들어오게 된다”며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린 사건에 대해 검찰이 보완 수사를 요청해도 이것은 사건에 대한 부족한 부분을 더 수사하는 것이지, 무고죄 여부를 더 조사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통 무고는 성범죄에도 간혹 있지만 사기나 사문서 위조, 횡령 등 재산 범죄나 폭행 상해 등 일반 범죄에서 많다”며 “검찰의 수사권이 경찰로 많이 돌아가게 됐으니 당연히 무고죄를 밝혀내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검찰에서 무고죄를 수사하는 경우는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여 우리 사회에 무고가 상당히 많아지는 반면 수사력 낭비도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yckim6452@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靑본관에 선 ‘尹·김건희’ 열린음악회 원본 사진 보니
- 조주빈 "박지현 성과 과장"...또 옥중 블로그 의혹
- 득점왕 손흥민, 올시즌 파워랭킹 ‘역전 1위’…“숨막히는 활약”
- '범죄도시2' 하루 100만명 봤다…액션·쾌감 입소문
- 김새론, 변압기 수리비 2천만원 합의…상가 영업 피해도 논의 중
- “틱톡 때문에 딸 잃었다” 꼭 지우라던 중국앱 ‘발칵’
- 바이든도 ‘유퀴즈’ 봤나? 尹 언급 “모든 책임 내가” 트루먼 명언 새긴 선물
- '신선 vs 과도' 김건희·한동훈 패션 신드롬 갑론을박
- 고소영·이부진 ‘워킹맘’ 투샷…“위로되고 힘 얻는 시간”
- “연예인보다 낫다고? 누군가 했더니” 이 여성 춤에 180만명 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