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불출마 박성일 완주군수 "변화 두렵다..새로운 인물이 군정 이끌어야"
박성일 전북 완주군수는 지난해 11월 “6.1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변이 없는 한 3선이 무난한 것으로 판단했던 정가는 깜짝 놀랐다. 그가 내세운 불출마 이유는 “변화가 두렵고, 젊고 새로운 인물이 군정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단체장이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며 자리를 비켜준 사례는 많지 않아 ‘용기 있는 자기고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박군수는 지난 23일 군청 대회의실에서 간부 공무원 50여명과 함께 주요 현안사업 점검보고회를 가진 뒤 40여년 공직생활을 마무리하는 공직자론(論)에 대해 말했다.
그는 이날 “단체장은 임기동안만 제반 업무를 위임받지만 공직자들은 퇴직까지 평생을 주민행복과 지역발전의 사무 처리를 위임받은 사람들”이라며 “10년, 20년이 지난 후 주민들과 후배 공무원들로부터 ‘그때는 무엇을 했느냐?’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소통과 변화, 열정을 갖고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박군수는 “40여년 공직생활을 해보니 결국 ‘모든 것은 사람’이더라”며 “폭 넓게, 또 깊이 있게 사귀되 인연을 중시하며 신뢰와 믿음, 진정성을 갖고 소통하면 꼬인 문제가 풀리고 보이지 않던 해법도 보이게 된다”고 ‘진정한 소통’을 강조했다.
박 군수는 또 “행정을 둘러싼 각종 환경과 지구촌의 변화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 변화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변하지 않으면 행정도 뒤처지고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뭇잎이 흔들리는 것을 보고 바람이 부는 것을 느낀다면 이미 때는 늦은 것”이라며 ‘나뭇잎과 바람론(論)’을 언급한 뒤 “변화와 흐름을 먼저 감지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면 공직자들도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군수는 소통과 변화 외에 열정의 공직 자세를 언급했다. 그는 “주민의 행복과 지역발전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상대를 10번, 20번이라도 설득하고 그래도 안 되면 무릎이라도 꿇고 다시 설득하는 뜨거운 열정이 중요하다”며 “한 번 찍어서 넘어가는 나무를 보았느냐”고 역설했다.
그는 “공직을 단순한 직업이라고 생각하기보다 주민을 위한 무한 봉사자라고 생각하고 자신만의 공직관(觀)을 세워야 각종 위기와 장애에 부딪혀도 극복할 수 있다”며 “방임이 아닌 책임이 뒤따르는 ‘자율’과 구각을 깨고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가려는 ‘창의’의 자세로 공직생활을 하면 보람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완주군청의 한 간부는 “40여년의 공직생활에서 얻은 귀한 보석이 소통과 변화, 열정이라는 세 단어라는 점에 모두가 공감했다”며 “변화에 대응할 수 없다며 스스로 물러나는 선배 공직자의 조언이라 울림이 더 컸다”고 말했다.
박군수는 1979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81년에 사무관으로 공직에 몸담았다. 전북도 행정부지사를 거쳐 지난 2014년 민선 6기 지자체장 선거에서 당선됐다. 2018년 민선 7기 선거에서는 전국 3위에 해당하는 76.8%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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