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윤석열 정부 민영화 찬성하나" vs 허향진 "제2공항 찬반 밝혀야"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제주도지사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허향진 국민의힘 후보가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과 이를 둘러싼 도민갈등 해결 방안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제주도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지난 23일 오후 11시10분부터 90분간 KBS제주방송총국 스튜디오에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제주도지사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KBS1제주·제주MBC·JIBS제주방송에서 동시 중계됐다.
이날 오 후보와 허 후보는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입장차를 보이는가 하면 서로의 일자리 창출 관련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따져 묻기도 했다.
오 후보는 “허 후보는 제주 제2공항 건설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했다. 동시에 제1호 공약으로 소통을 위한 포용, 지역공동체의 아픔과 상처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며 “제2공항을 둘러싼 찬반 갈등이 팽팽한데 이들 공약은 서로 상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허 후보는 “오 후보는 제2공항 사업에 유보 입장이다. ‘오락가락한다’, ‘눈치 보기다’, ‘기회주의적’이라는 비판이 있다”며 “확실히 찬반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 “이미 정부가 성산읍 지역으로 사업부지를 발표했고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과정”이라며 “반대하는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토지보상 현실화, 환경문제 등을 파악해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제가 만약 찬성한다면 두 후보 모두 찬성하는 입장인데 도민 50% 가까이 되는 반대하는 분들은 어떻게 설득하고 상처를 치유하느냐”며 “또 제가 반대한다면 다시 여론이 나뉘게 된다. 갈등 해소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입장 유보 이유를 설명했다.
오 후보는 또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경부가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국토교통부는 법과 절차에 따라 보완서를 제출하거나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결과를 너무 예단해서 미리 찬반을 이야기하는 것은 충돌을 만들 수 있다”며 “현 제주공항의 시설 확충은 어렵다는 것과 추가 공항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일자리 공약을 두고 갑론을박도 벌어졌다. 허 후보의 ‘5대 공공기관 설치’, 오 후보의 ‘20개 상장기업 육성 및 유치’ 등이 도마에 올랐다.
오 후보는 “최근 윤석열 정부는 국가 필수 공급력이라고 할 수 있는 수도, 전기, 의료, 공항과 철도 등에 대한 민영화 얘기를 하고 있다”며 “그런데 허 후보는 교통공사, 공항공사, 시설관리공단 등을 설립하겠다고 했다. 이것은 윤 정부의 민영화 정책과 상반된다. 정부와 싸우면서 공약을 관철할 것이냐”고 민영화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그러자 허 후보는 “상반되지 않는다. 모든 공기업을 민영화하는 게 아니다. 특히 철도 등은 타당성을 거쳐서 민영화 여부를 결정할 사항”이라면서도 정부의 민영화 추진에 대한 구체적인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또 “반면 제주도는 모두 작은 규모다. 공공부문에서 육성하고 나중에 수익이 충분히 발생하면 민영화도 가능한거다”라며 공공기관 설치 공약은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허 후보는 “오 후보는 상장기업 유치를 공약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이 있느냐. 중요한 것은 일자리인데 한 기업당 몇 명의 고용이 가능한 것인지 알려달라”며 “제주지역 기업을 상장기업으로 키우는 것은 좋지만 상장기업을 유치하는 것은 어렵다. 20개 상장기업 육성 및 유치는 도지사 임기내 실현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오 후보는 “시스템반도체 회사와도 접촉하고 바이오헬스와 관련해 코로나치료제 개발사도 검토하고 있다. 제주향토기업들도 상장기업 육성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허향진 후보처럼 3만명 일자리 창출 등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20개 상장기업 육성 및 유치가 도민들이 이해하기 쉽고 구체적인 목표라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gw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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