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코인' 테라·루나 폭락에 유시민의 '코인 경고' 재소환
유 작가 “가치의 안정성” 거론하며 “손대지 마라”
2018년 비트코인 열풍 당시 가상화폐 경고 발언
IMF총재 ‘자산 뒷받침 안되면 붕괴’ 지적과 일치
코인 커뮤니티서 ‘결국 유시민이 옳았다’ 반응도
이달 들어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UST) 시세 폭락으로 투자자들의 대량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가상화폐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일각에서는 뒤늦게 ‘유시민이 옳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과거 유시민 작가가 가상화폐 구조의 가치 안정성 문제를 지적하며 “절대 손대지 마라”고 경고했었기 때문이다.
24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나 가상화폐 관련 블로그 등에서는 유 작가가 과거 방송 등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관해 발언한 내용들이 회자되고 있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유 작가가 가상화폐에 대해 경고하고 나선 것은 대략 지난 2017년 말부터다. 그는 그해 12월 가상화폐 열풍을 주제로 토론이 진행된 JTBC ‘썰전’에 출연해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진짜 손대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며 “‘바다이야기’(사행성 게임)처럼 도박과 같다”고 비판했다. 당시 유 작가는 대표적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문제점으로 가치의 불안정성을 지적하며 “화폐의 기본적인 조건은 ‘가치의 안정성’이다. 가치가 요동을 치면 화폐로서의 기능을 잃게 된다”고 경고했다.
또 비트코인 투자 인기가 ‘열풍’으로 번진 2018년 1월에도 JTBC 뉴스룸 긴급토론에 나온 유 작가는 “화폐는 교환의 매개수단이 돼야 하고 가치가 안정적이어야 한다”며 “암호화폐(가상화폐)는 거래의 수단으로 쓰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치의 변동성이 커 화폐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버블이 꺼지는 순간 발생할 피해 규모를 생각할 때 지금 이대로 둬서는 절대 안 된다”며 “지금 투기 광풍을 일으키는 세력이 어마무시하게 있다. 그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이와 비슷한 발언을 내놓으며 유 작가의 과거 발언이 다시 주목되고 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날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인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루나와 테라USD(UST) 폭락 사태와 관련해 “스테이블 코인은 (신뢰할 수 있는 실물) 자산으로 뒷받침되면 (달러 대비 가치가) 일대일로 안정적”이라면서도 “자산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20% 수익을 약속한다면 그것은 피라미드 구조”라고 비판했다. 이어 “피라미드 구조에는 무슨 일이 발생하는가. 결국 그것은 산산조각이 나면서 허물어진다”고 지적했다. 테라USD는 코인 1개당 가치가 1달러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 코인(달러 등 법정 화폐에 연동하는 가상화폐)이며 루나는 테라USD부터 가치를 보증받는 ‘네이티브 토큰’이다.
또 과거 유 작가는 가상화폐가 장래에 불법화될 것이란 예측과 함께 규제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유 작가는 “그런데 비트코인 같은 화폐가 전 세계를 점령해 각국 정부의 통화조절 기능이 사라진다면 투기꾼한테만 좋을 것”이라며 “언젠가는 비트코인에 대해 각국 정부와 주권국가들이 불법화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이 역시 최근의 국제적 분위기와 유사하다.
지난 19일 독일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코뮈니케(공동성명)를 통해 “최근 가상화폐 시장의 혼란을 고려했을 때 G7은 금융안정위원회(FSB)가 일관되고 포괄적인 규제를 신속히 개발·시행할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마이클 바 미 연방준비제도(Fed)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 지명자는 이날 미 상원에서 열린 인준 청문회에서 “스테이블 코인 같은 문제에서 금융안정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며 “의회와 규제 기관들이 이 리스크를 다루고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작가의 과거 발언을 재소환한 가상화폐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유시민 당신이 옳았다” “유시민이 한 말이 거의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준 거나 다름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각에서는 ‘고장 난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맞는다’며 유 작가의 예측을 긍정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반응도 나온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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