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사 후보 토론회 '난타전'.."김동연, S사 실소유주 거액 후원"vs"김은혜, KT 취업 청탁"
6·1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김은혜 국민의힘,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황순식 정의당, 강욕석 무소속 후보가 23일 경기도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TV토론회에서 상대 후보가 받는 의혹을 무기로 난타전을 벌였다. 김은혜 후보는 김동연 후보의 ‘거액 후원금’ 의혹을, 김동연 후보는 김은혜 후보의 ‘KT 취업 청탁’ 의혹을 집중 공격했다. 강용석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이던 시절 통화했다’는 취지의 발언이 진위 검증의 대상이 됐다.
김은혜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 SBS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토론회에서 김동연 후보가 받은 거액 후원금에 관해 질의했다. 이재명 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받고 있는 S사 실소유주 김모씨 등이 지난해 10월 김동연 후보의 대선 출마 선언 직후 2000만원을 후원했다는 이날 TV조선 보도와 관련한 질문이었다.
김은혜 후보는 “토론 직전 보도를 봤는데 지난해 10월 (김동연 후보에게) 거액 후원금(1000만원)을 낸 인물이 조폭 출신으로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며 “대장동 김만배의 100억원이 이 회사(S사)로 흘러들어가서 이재명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에 쓰인 게 아닌 지 의혹을 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보도에 따르면 공교롭게도 이재명 후보가 김동연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한 날 그 회사 사장이 1000만원, 비서실장 격이 1000만원의 거액 후원금을 입금했다”며 “대장동 주민의 피눈물 서린 돈이 단일화 대가로 간 것 아닌가. 또 선거운동 자금으로 (그 돈이) 쓰였다는 의혹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했다.
김동연 후보는 “개탄스럽다. 작년에 대선 출마하면서 후원금만으로 했고 내신 분들이 누군지도 모른다”며 “작년 10월이라는데 이재명 후보와 연대는 올해 2월이고 그때 처음 만났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얼토당토않은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에 강력히 항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동연 후보는 김은혜 후보가 KT 전무로 재직하던 시절 신입사원 공채와 관련해 부정 청탁했다는 의혹을 캐물었다. 김동연 후보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청탁에 대해 모르는 사람, 그런 일 없다고 했는데 하루도 안 된 보도 내용에서는 ‘검사가 추천 사실이 있냐’고 하자 (김은혜 후보가) ‘시댁 쪽에 부탁받았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동연 후보는 “인적성검사가 거의 꼴찌였던 사람이 1차에서 합격했다”며 “최종 합격은 안됐다지만, 교통사고 안 났다고 음주운전 처벌 안 하나”고 했다.
김은혜 후보는 “청탁한 사실이 없다. ‘이 사람 능력이 안 되면 떨어뜨려라’는 청탁이 있나”며 “당시 민주당 정권이었고 저는 전 정부 사람이다. (검찰 수사가)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검찰이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낸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김은혜 후보는 외려 김동연 후보의 20년 전 택시기사 폭행 사건을 거론하면서 “저는 검찰에서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김 후보는 택시기사님을 때린 것으로 기소유예가 됐다”며 역공했다
무소속 강용석 후보는 김은혜 후보 남편 건물 재산누락 의혹과 김동연 후보 지인의 기획재정부 부정채용 의혹을 제기했다. 강 후보는 “김은혜 후보의 남편이 지분을 가진 테헤란로 앞 빌딩의 땅값이 170억원인데 건물값을 150억원으로만 재산 공개했다”고 물었고 김은혜 후보는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이중삼중으로 재산공개 검증을 한다. 허투루 살지 않았다”고 답했다.
강 후보는 또 김동연 후보의 아주대학교 총장 시절 비서 A씨를 언급하며 “아무리 봐도 (A씨가) 아주대 총장 비서에서 기획재정부 연구원으로 간 게 타이밍도 그렇고 자격 등 모든 면에서 김동연 후보가 부정 청탁한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은혜 후보는 실패한 청탁, 김동연 후보는 성공한 청탁 아닌가”라고도 했다. 김동연 후보는 “절대 아니다. 그 직원은 기재부로 오며 보수가 깎였다”며 “석사학위를 소지한 우수한 직원이고 공채로 됐다”고 해명했다.
강용석 후보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당선인 시절 통화했다는 취지로 발언한 데 대한 질문을 받았다. 강 후보는 앞서 지난 1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이던 지난주 통화를 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내게) ‘왜 김동연(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을 공격해야지 김은혜(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를 공격하느냐’라고 했다”고 발언한 바 있다. 강 후보 발언으로 윤 대통령의 선거 개입 논란이 일었다.
황순식 후보는 이와 관련해 강 후보에게 “대통령 통화기록 말이 바뀌는데, 대통령이 선거 개입하면 탄핵소추까지 하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진짜 통화했는지, 기록이 있는지 없는지를 밝히라”고 말했다. 강 후보는 “윤 대통령과 새 정부에 누가 될까 봐 노코멘트 하겠다”며 “기자와 인터뷰하다가 우연히 나왔다. 구체적인 내용 말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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