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서방 제제에도 러시아 경제 잘 돌아가"..젤렌스키 "최대한의 제재 가해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경제는 잘 돌아간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선 서방의 제재 효과를 조롱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보다 강도 높은 제재 필요성을 호소했다.
23일(현지시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흑해 연안 휴양도시 소치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비공개 회담을 갖기에 앞서 TV로 중계된 담소 자리에서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경제는 잘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루카센코 대통령도 “서방 제재로 양국 모두 경제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추진력을 갖게 됐다”며 “서방은 그들의 경제난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모르고 있다. 그들은 ‘모든 것이 푸틴 탓’이라고 한다”며 맞장구를 쳤다.
이 자리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은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서부를 점령하려 한다”며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해체하려 한다는 주장도 폈다. 하지만 그는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는 않았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러시아와 더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전부터 벨라루스에 병력을 주둔해 왔고, 벨라루스는 러시아군이 자국의 영토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수도 키이우를 공격한 병력 상당수가 벨라루스에 주둔했던 러시아군인 것으로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인 다보스포럼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에 대한 최대한의 제재를 호소했다. 그는 “석유 금수, 러시아 은행 차단, 러시아와의 완전한 무역 중단을 포함해 러시아의 공격을 멈추기 위한 추가 제재가 필요하다”면서 “제재는 최대한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와 이웃 국가를 상대로 잔혹한 전쟁을 벌이길 원하는 다른 모든 잠재적 침략국이 그들의 행동에 대한 즉각적 결과를 분명히 알게 될 것”이라며 러시아의 전쟁을 지원하지 않도록 외국 기업의 완전한 철수도 촉구했다.
한편 러시아는 전날 군이 미사일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기차역을 공격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해상에서 발사된 고정밀 미사일이 전날 키이우 서부 지토미르주의 말린 기차역을 타격했다”면서 “이곳에는 동부 돈바스 지역으로 수송될 예정인 우크라이나구네 제10산악강습여단의 무기와 군사 장비가 보관돼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바크무트와 솔레다르, 베레스토우, 리만 등의 마을에도 포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군인 230명 이상이 사망하고 군용 차량 33개가 무력화됐으며 전투기 3대와 무인기 13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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