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건 "바이든이 먼저 文에 만남 제안, 외교사 처음 있는 일"

김가연 기자 2022. 5. 2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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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통화하는 문재인 전 대통령. /윤건영 민주당 의원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위한 방한 중 문재인 전 대통령과 약 10분간 전화통화한 것과 관련, 이 통화가 미국 측의 요청으로 성사됐다는 뒷이야기가 전해졌다.

통화에 배석했던 최종건 전 외교부 1차관은 23일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통화가 성사되기까지의 과정을 밝혔다.

최 전 차관은 “한 번도 이러한 일이 없었다. 방한을 한 미국 대통령이 그 직전 전임 대통령과 일종의 소통을 하자고 한 건 우리 외교사에 처음”이라며 “대선이 있기 전 ‘미국 측이 방한할 가능성이 있고, 그건 문 대통령 퇴임 이후가 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래서 그 때 바이든 대통령께서 대통령을 한번 만나고 싶다는 전갈이 왔었다”고 말했다.

이어 “못 만날 이유도 없지만, 방한 시기에 (당시) 차기 정부, 현 윤석열 정부와 세부 일정이 정해지면 남는 시간에 두 분이 만나는 게 좋겠다고 수락했었다”며 “워낙 이번 방한 스케줄이 빡빡했다. 그래서 일정을 여러 번 조율하다가 목요일에 만남이 불발됐다”고 했다.

최 전 차관은 “저희는 아쉽지만 만남이 불발되었다고 발표한 것인데 그래도 바이든 대통령께서 통화라도 하시고 싶었는지 금요일 날 전화 제안이 왔다. 그래서 토요일로 일정을 잡고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두 분이 주거니 받거니 안부를 나누었고, 퇴임 인사를 재임 중에 하지 못한 것이 좀 아쉬웠는데 이렇게 통화를 할 수 있게 되어서 고맙다고 바이든 대통령께 말씀하셨다”며 “바이든 대통령께서는 정확하게 지난해 5월 21일 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한 것을 상기하셨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최고의 정상회담’(Single Best Summit)이라고 했다면서 “개인적으로 그분께는 되게 기억에 남아서 그 말씀을 좀 하셨다. 두 분은 공식 회담은 한 번 하셨지만, 여러 번 조우하셨기 때문에 격의 없이 편안하게 말씀을 나누셨다”고 했다.

최 전 차관은 당시 통화가 스피커폰으로 진행됐다고도 전했다. 그는 “현직이었을 때는 이어폰을 꽂고 했는데 아직 사저에 시설이 완벽히 무슨 그런 통화를 할 정도를 만들어놓지 않았다. 또 사저이기 때문에 퇴임 후 외교활동을 벌써부터 염두에 둔 것은 아니어서 그냥 스피커폰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의 철조망을 녹여 만든 십자가를 바이든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분단의 아픔과 고통, 대립과 갈등을 상징했던 가시 돋친 비무장지대 철조망을 용서와 화해를 상징하는 십자가로 만들어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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