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사랑] 생활 속 산림문화

김종근 산림청 산림휴양등산과장 2022. 5. 2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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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근 산림청 산림휴양등산과장

지난 5월 2일부터 6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된 제15차 세계산림총회(WFC)가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산림을 통해 전 지구적 문제해결을 위한 '서울 산림선언'이 참가국의 만장일치로 채택되는 등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일찍이 산림과 관련한 세계적 합의는 1992년 브라질에서 열린 유엔환경개발회의(UNCED)에서 발표된 '산림원칙성명'이 최초였다. 이때 산림을 현재와 미래 세대를 위해 사회·경제·생태·문화·정신적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의 방향이 제시되었다. 이중 산림과 문화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생소해하는 한 것 같다.

산림문화란 다양한 개념의 문화로 정의하긴 어렵지만 쉽게 이해하자면 산림과 관련된 의식주를 비롯한 우리의 생활양식과 활동이라고 이해하면 될지 싶다.

국토의 63%가 산림인 우리나라에서 숲과 나무는 일상과 문학?예술?신앙 등의 대상으로 민족 정서의 근원 중 하나였다. 비단옷의 원료인 누에를 치기 위해 뽕나무를 키웠고, 물푸레나무 등을 활용해 염색에 활용하였다. 옷에 좀이 스는 것을 막기 위해 산초나무 열매 등을 방충제로 썼으며, 밤, 도토리, 오미자, 산수유 등은 구황과 약용재료로 쓰여 왔다. 목재는 두말할 것도 없이 주요 건축 소재로써 궁궐 건축재, 배를 만드는 재료 등으로 쓰기 위해 봉산(封山)으로 보호해 왔으며, 숲길은 물자와 문화 교류의 통로였다. 이와 관련하여 산림청에서는 역사?문화?생태적으로 가치가 높은 대상을 선정하여 국가산림문화자산과 국가숲길로 지정하여 관리해오고 있다.

산림문화는 시대에 따라 방법이 달라졌을 뿐 우리 생활 곳곳에서 이어져 오고 있는 현재 진행형이다. 가공 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임산물은 천연염색 재료 또는 건강식품으로 개발되고, 친환경 소재로써 콘크리트를 대체하기 위한 다양한 목조기술이 발전·보급되었다. 옛 선비들이 산을 순례하며 감흥을 남겼던 유산기(遊山記)는 오늘날 산을 오르고 숲길을 걸으며 SNS를 통해 각자의 글과 사진으로 기록되고 있다.

신록이 절정인 요즘 나들이 장소를 정하지 못했다면 가까운 숲길로의 산책을 권하고 싶다. 사부작사부작 숲길을 거닐면서 숲과 나무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 보고, 담백한 묵밥 한 그릇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면 이것이 바로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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