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생'·'미라클 모닝'에 빠진 2030..강박·불안 자극 우려도

최영서 2022. 5. 24. 0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박씨가 가입한 스터디 모임은 총 5개로, 기상시간·운동시간·독서시간·공부시간·휴대폰 사용시간 등을 각 모임에 인증한다.

갓생의 한 예시인 '미라클 모닝'은 하루 일과 시작 2~3시간 전에 일어나 운동, 독서 등 자기계발 행위를 하는 시간을 말한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갓생에 대한 강박을 남들에게 뒤처지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상태, 즉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의 일종으로 해석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2030세대, 자아실현 위한 '갓생 살기' 챌린지
시간 단위로 활동 인증·미라클 모닝 등 실천
"코로나 장기화로 사회적 불안도 높아" 분석
"지나친 '갓생' 집착은 강박 자극할 수도" 우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2022년 소방공무원 필기시험이 실시된 지난 4월9일 오전 서울 노원구 청원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장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2022.04.09.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최영서 기자 = #. 취업준비생 박모(26)씨는 한 시간 단위로 자신의 활동을 기록한다. 박씨가 가입한 스터디 모임은 총 5개로, 기상시간·운동시간·독서시간·공부시간·휴대폰 사용시간 등을 각 모임에 인증한다. 박씨는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는다는 걸 누군가에게 계속 확인받고 싶다"고 말했다.

#. 일과 취업 준비를 병행하는 이모(25)씨는 스스로를 '갓생 중독'이라고 표현한다. 이씨는 직장생활도, 취업공부도 만족스럽지 못할 때 종종 '미라클 모닝'을 시도한다. 이씨는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불안감이 들면 '갓생러'가 된다"고 전했다.

#. 직장인 황모(30)씨는 최근 3개월 간 실천했던 '미라클 모닝'을 관뒀다. 새벽 5시에 일어나 헬스장을 찾던 황씨는 사실 올빼미형 인간이었던 것. 그는 "남들에게 뒤처질까봐 시작했는데, 내 페이스를 찾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및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등에 따르면 최근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자아실현과 성공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간다는 '인증'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 SNS 상에 '갓생'과 '미라클 모닝'을 검색하면 각각 3만3000건과 102만 건의 게시글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치열하게 살아가는 것 자체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으면서 청년세대에게 또 다른 강박과 불안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갓생'은 신을 뜻하는 '갓(God)'과 '생(生)'의 합성어로, 허투루 보내는 시간없이 매우 부지런하게 산다는 의미다. 갓생의 한 예시인 '미라클 모닝'은 하루 일과 시작 2~3시간 전에 일어나 운동, 독서 등 자기계발 행위를 하는 시간을 말한다.

[서울=뉴시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2020년 10월21일 발표한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충격의 양상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코로나19의 취업자 수 감소 효과'는 총 82만6000명(전년 동월 대비)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2월 이후 월별로 보면 3월 감소폭이 91만5000명, 4월 108만4000명에 달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애초 갓생이라는 개념이 생긴 배경은 코로나19 등으로 사회적 불안감이 높아진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글 트렌드 검색어 통계에 따르면 '갓생'과 '미라클 모닝'이라는 단어의 언급량은 코로나가 장기화하기 시작한 2021년 3월부터 수백 건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전 기간에 많아야 10건 정도 검색되던 것과 비교된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코로나 장기화, 산업환경 변화, 고령화 등으로 젊은세대는 사회 경제적으로 부담이 많은 세대"라며 "('갓생' 등은) 이런 상황에서 젊은 세대가 그나마 불안도를 줄여보려고 만들어낸 자구책"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또 타인과 비교, 강박에서 비롯된 자기계발에 대한 집착은 위험할 수 있다고도 지적한다. 동조 심리에 따른 자기검열보다는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계획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이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갓생에 대한 강박을 남들에게 뒤처지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상태, 즉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의 일종으로 해석했다.

임 교수는 "청년들에게 '갓생 살기 집단에 나도 소속 돼야 미래가 더 밝아지지 않겠나', 이런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며 "이는 미래의 기회를 잡지 못할까봐 오는 두려움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해서 하는 게 아니라 강박에 의해, 주변에 떠밀리면 오히려 불안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gagain@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