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무기 된 시대, 중점 육성할 3가지 AI 기술은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인공지능(AI) 기술이 국가안보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 우리나라가 대응해 필수적인 AI 기술을 중점 육성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24일 학계에 따르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최근 펴낸 '국가안보를 위한 인공지능과 3대 전략 기술'보고서는 우리 정부가 보호·육성해야 할 AI 기술로 ▲ 지능형 반도체 ▲ 자율무기 ▲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 등 3가지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AI 주요 기술에는 컴퓨터 비전, 언어·음성인식 등 다양한 분야가 있으나, 이들 기술은 국가 안보 차원에서 반드시 확보해야 하거나 적어도 철저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선 지능형 반도체(Neuromorphic chip·PIM)는 계산을 처리하는 수준이던 기존의 시스템 반도체를 넘어 인간의 뇌를 구현한 반도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 반도체를 탑재한 시스템은 인간 수준을 뛰어넘는 인지능력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앙 AI 통제 시스템인 클라우드와 나눠 정보를 처리하거나, 클라우드와 연결이 끊어진 상태에서도 독자적인 지능을 통한 신속한 정보처리와 대응이 가능하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지능형 반도체가 향후 무인기(드론)와 자율주행차량 등 실시간 트래픽 관리가 중요한 군사 영역의 엣지 디바이스(장치)에 필수 부품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지능형 반도체 설계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향후 심각한 기술 의존이 우려된다"며 "현재의 반도체 생산 경쟁력을 기반으로 선도 설계기술 확보 전략을 고안하고 다양한 시작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중점 기술로 지목된 자율무기는 인간의 조종 없이도 스스로 적을 타격할 수 있는 드론과 '킬러 로봇'(살상용 로봇), AI가 적용된 탄도미사일·고고도방어체계 등을 말한다.
보고서는 "자율무기 시스템은 오폭과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고, 빠르고 효율적인 대응을 가능하게 하며 사람 위주의 병력을 감소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유사시 전쟁 승패를 가를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기능적·윤리적 측면에서 논란이 일고는 있지만, 미국과 중국·러시아 등 군사 강국들은 자율무기를 이미 실전에 활용하고 있거나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진행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드론 폭격이 있었고, 미군은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슬람국가 아프간 지부(IS-K)를 겨냥해 드론 공습을 했다.
보고서는 "자율무기 시스템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어 있다"며 "우리는 없으나 적대적 상대가 가지고 있는 경우 크나큰 위협이 돼 국가생존 및 체제 유지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은 가짜를 생성하는 딥러닝 네트워크와 이를 감별하는 딥러닝 네트워크가 서로 경쟁하면서 학습하는 차세대 딥러닝 AI 알고리즘이다.
본래 실제와 거짓 이미지·영상을 정밀하게 구별하기 위한 기술로 개발돼 손상된 영상을 복원하거나 정교한 편집 등의 기능에 쓰인다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 기술이 딥페이크(특정 인물의 얼굴 등을 영상에 합성) 등으로 악용돼 사회·국가적 혼란을 일으키는 사례가 많다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보고서는 "최근 GAN을 활용한 모델은 실제 사람과 피부·머리카락까지 비슷한 이미지를 생성해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월 미국·영국 공동연구진은 사람들이 실제 얼굴과 AI가 합성한 이미지를 잘 구별하지 못하고 오히려 가짜 이미지를 더 신뢰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이 기술에 대해 "사기 등 범죄에 악용 시 국가의 안정적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악용을 감지하고 구별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과 함께 악용 방지를 위한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안성원 선임연구원은 "기술자주권 확보를 목표로 선진 AI 기술을 도입하되, 국산 시스템과의 융합과 분석도 병행해 국산-외산 기술간 호환성을 보장하는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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