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택시는 다 어디로 갔을까?

김민철 2022. 5. 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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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92년에도 택시기사 인력난은 심각했습니다.

오죽했으면 택시회사 관계자들이 예비택시기사를 확보하기 위해 택시기사 자격시험장에 상주하면서 치열한 영입 경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서울시내 택시회사들의 인력난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택시기사 자격시험이 치뤄지고 있는 교통회관에서는 이들 예비 기사를 모셔가려는 경쟁이 한창입니다.
(1992.04.24, KBS 9시 뉴스 중)

택시회사들의 기사 모집 문구(1992.04.24, KBS 9시 뉴스 중)

2년이 지난 1994년에도 택시기사를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가 잇따르면서 택시기사 부족문제가 계속됐습니다.
급기야 택시 자격이 없는 대학생 등으로 구성된 '아르바이트 택시기사'까지 등장했습니다.

택시업계의 인력난이 심해지면서 최근에는 아르바이트 택시기사들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주말의 경우에는 영업용택시 10대 가운데 한대는 자격이 없는 이들 아르바이트 기사들이 택시를 몰고 있습니다. 승객의 안전이 또 위협받고 있습니다.
( 1994.11.17, KBS 9시 뉴스 중)

택시기사 부족문제는 2022년 대한민국에서도 현재진행형입니다. 특히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심야시간 택시대란' 역시 가장 큰 원인은 택시기사가 줄어든 탓입니다.

그중에서도 법인택시 기사는 2년 반도 안되는 기간에 3만 명 가까이 급감했습니다.



안기정/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연구위원
원인은 간단한데 법인택시 기사님들이 너무 많이 빠져나갔어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빠져나간 수만큼 2019년에서 2021년까지 2년간 빠져나갔어요. 그러다 보니까 택시 공급이 안 되죠. 택시공급이 안 되면 수요가 초과하기 때문에 당연히 택시가 모자를 수밖에 없는 거죠.

가뜩이나 취약한 근무여건에 코로나 19로 승객마저 줄면서 배달업 등으로 일자리를 많이 옮긴 것으로 추정됩니다.

고령화된 택시기사들이 심야운행을 꺼리는 것도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실제 전국 택시기사 중 65세 이상 고령층은 41%에 이르고, 서울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47%에 달합니다.


심태식/택시 기사(73세)
주간운행만 한 지가 한 4년 됐네요. 야간운행하면 주간보다도 돈벌이는 되지요.
하지만 나이도 있고 또 술 드신 분들이 반말하고 욕하고 하니까 거기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받고 하니까 그래서 안 하는 거죠.

여기에 일부 택시기사들이 택시 앱을 악용해 장거리 승객만 골라 받는 불법행위도 택시승차난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1시간 이상 되는 장거리 승객만 주로 받다보니 택시의 회전율은 낮아지고, 대기하는 승객은 더 많아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뭘까요? 앞으로 4년간 서울시정을 책임질 서울시장 후보들 공약은 아래와 같습니다.

송영길·오세훈·권수정 서울시장 후보 ‘택시대란’ 관련 공약


하지만 안정적 수입보장 등 근본적인 처우개선이 없다면 떠나버린 택시기사를 되돌아오게 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안기정/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연구위원
택시 대란의 원인은 기사들이 부족하다는 것이고, 그 이유는 처우가 안 좋기 때문이거든요. 그 이유는 우선 현실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택시요금 수준, 두 번째 월급제의 취지를 벗어나는 임단협 체계.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어요. 때문에 장기적 시야로 본다고 처우를 확실하게 개선할 수 있는 임단협 체계를 강제하고, 더 중요한 것은 택시 요금을 현실적 수준으로 좀 조정을 해야 된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서울시도 현재 '밤 12시~오전 4시까지' 적용되는 택시 심야할증 요금 시간대를 '밤 10시~오전 4시'까지 늘리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습니다.

택시 요금 조정은 시의회 의견 청취와 시 택시정책위원회·물가대책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야 하는 만큼, 최종 결정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서민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고 최근 각종 대외 요인으로 생활물가가 치솟고 있는 점 등을 볼 때, 택시 요금 인상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지하철과 버스, 개인형 이동장치(PM) 등 대체 수단 활용이 함께 검토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인포그래픽 담당자: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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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철 기자 (mc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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