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韓 최다 선판매..기록적 수치 [이승미 기자의 여기는 칸]

이승미 기자 2022. 5. 24.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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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이하 한국시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개막과 함께 칸 필름마켓이 문을 열고 여느 때보다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 여파로 3년 만에 정상적으로 문을 연 세계 최대 규모의 영화 견본시에는 전 세계 1만300여명의 관계자들이 영화를 사고팔기 위해 모여들었다.

올해 칸 필름마켓에서 해외 바이어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한국영화는 단연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인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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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마켓에서 확인한 한국영화의 위상
송강호의 브로커도 170개국 이상
믿고보는 명감독과 스타 배우의 힘
프랑스 칸 팔레 데 페스티벌에 마련된 칸 국제영화제 필름마켓 전경. 한쪽 벽면에 장식한 영화 ‘브로커’의 대형 포스터가 눈길을 끌면서 NEW와 CJ ENM 등(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한국영화 배급사 부스에는 해외 바이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칸(프랑스)|이승미 기자
18일(이하 한국시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개막과 함께 칸 필름마켓이 문을 열고 여느 때보다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 여파로 3년 만에 정상적으로 문을 연 세계 최대 규모의 영화 견본시에는 전 세계 1만300여명의 관계자들이 영화를 사고팔기 위해 모여들었다.

특히 이번 필름마켓은 더욱 높아진 한국영화의 위상이 고스란히 확인되는 공간이 되고 있다. 한류스타의 주연작과 세계적 명성의 유명 감독 작품에만 관심을 기울였던 이전과 달리 해외 바이어들은 더욱 다양한 작품을 수급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6일까지 열리는 올해 칸 필름마켓에 판매 부스를 차린 국내 투자배급사 NEW 김민지 실장은 “전체적인 세일즈 금액도 상승했다”고 말했다.

●믿고 보는 배우와 감독들, 신뢰감 여전

올해 칸 필름마켓에서 해외 바이어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한국영화는 단연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인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이다. 23 일 두 영화의 투자배급사인 CJ ENM에 따르면 ‘브로커’는 170개국 이상에 판매됐고, ‘헤어질 결심’은 192개국에 판매됐다. ▲황금종려상 수상 가능성 ▲세계적 명성의 스타 감독 작품 ▲송강호·배두나·강동원(브로커), 탕웨이(헤어질 결심) 등 해외에도 잘 알려진 출연진 등이 해외 바이어의 눈길을 끄는 요인으로 꼽힌다.

그동안 해외에서 통해온 스타 감독과 배우들의 작품을 향한 관심도 여전했다. ‘도둑들’ ‘타짜’ 등을 만든 최동훈 감독의 판타지 SF ‘외계+인’은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를 제외한 CJ ENM 영화 중 가장 많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2019년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과 2020년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 등 수상작 ‘기생충’의 박소담, 세계적 인기를 모은 ‘오징어게임’의 박해수가 함께 출연한 ‘유령’, 한류스타 현빈이 주연한 ‘공조2: 인터내셔날’ 등도 해외 바이어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오징어게임’의 주연 이정재가 연출·주연해 올해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서 선보인 ‘헌트’도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투자배급사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한세진 팀장은 “‘오징어게임’ 이후 이정재의 작품을 찾는 바이어가 확실히 급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바이어들이 한류스타 송중기의 주연작 ‘보고타’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판매국 늘어나 장르 폭도 넓어졌다

스타 감독과 배우들의 작품만 있는 게 아니다. 영화의 외형적 규모나 스타급 제작진 작품을 넘어 다양한 장르와 이야기가 해외의 시선을 끌고 있다.

중고품 거래를 하는 여성이 겪는 섬뜩한 일을 그린 신혜선 주연의 ‘타겟’, ‘오징어게임’의 조연 김주령이 주연한 공포영화 ‘늘봄가든’ 등이다. 특히 ‘늘봄가든’은 아직 촬영 전임에도 김주령에 대한 해외 시선에 힘입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늘봄가든’의 해외 세일즈를 맡고 있는 케이무비엔터테인먼트의 김지연 팀장은 “이정재뿐 아니라 ‘오징어게임’ 출연자의 작품은 기본적으로 수요가 보장된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CJ ENM 윤인호 팀장은 “스타급 배우와 감독이 참여한 영화가 아니더라도 스토리만으로도 선뜻 구매하는 바이어가 대거 늘었다. 한국영화의 질적 수준에 대한 해외시장의 신뢰가 확인되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칸 필름마켓을 찾은 한국영화 관계자들은 그동안 한국영화의 주요 시장으로 꼽혀온 북미와 유럽뿐 아니라 또 다른 지역의 관심도 높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윤 팀장은 “특히 남미 국가의 관심이 크게 늘었다”면서 “과거 액션 장르에 집중됐던 시선이 스릴러나 드라마 등으로도 확장되고 있다”고 밝혔다.

칸(프랑스)|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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