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여력 '뚝' 그래도 덤덤한 보험사..정말 괜찮을까?

김세관 기자 2022. 5. 24.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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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보험사들의 RBC(지급여력)비율이 급락했지만 재무건전성을 우려하는 외부 시선과 달리 보험업계는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낸다.

업계 일각에서는 RBC비율 하락을 보험사 실제 재무건전성 악화로 보는게 맞느냐는 시각이 존재한다.

이는 실제로 자산이나 부채 금액이 변동해 RBC비율이 급락한 게 아니라 보험사들이 보유한 장기채권의 시장가치가 금리 영향을 받아 요동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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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올해 1분기 보험사들의 RBC(지급여력)비율이 급락했지만 재무건전성을 우려하는 외부 시선과 달리 보험업계는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다. 보험사 체력 자체에는 큰 이상이 없고 금리 상승에 따른 일시적 위기일 뿐이라는 인식이 크다.

내년부터 RBC비율을 대체하게 될 K-ICS(킥스·신지급여력제도)가 시행되면 정상화될 수치라는 생각도 깔려있다. 다만 내년까지 RBC비율을 지키기 위해 후순위채권이나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자본확충을 우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5개의 보험사의 1분기 RBC비율이 금융당국 권고 수준인 150% 이하로 떨어졌다. DGB생명은 보험업법상 넘어야 하는 100%에도 미치지 못한 84.5%를 나타냈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낸다. 일시에 보험금 지급 요청이 들어왔을 때 보험계약자에게 지급할 수 있느냐를 보여준다. 보험업법상 100%를 넘겨야 한다. 권고는 150% 이상 유지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RBC비율이 150% 아래인 곳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DGB생명도 223.6%였다. 3개월여 만에 139%포인트가 급락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RBC비율 하락을 보험사 실제 재무건전성 악화로 보는게 맞느냐는 시각이 존재한다. 금리 변동에 따른 평가가 달라져 나타난 현상을 너무 확대 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다. 이는 실제로 자산이나 부채 금액이 변동해 RBC비율이 급락한 게 아니라 보험사들이 보유한 장기채권의 시장가치가 금리 영향을 받아 요동쳤기 때문이다.

보험사 재무건전성을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지표인 LAT(책임준비금적정성평가)만 봐도 RBC비율이 낮은 보험사들의 잉여금이 적게는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씩 쌓여있는 상황이다.

LAT는 RBC비율과 유사하게 보험회사가 적정수준의 보험금 지급 능력을 확보하고 있느냐를 보는 제도로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게 되는 IFRS17(새국제회계기준) 적용을 앞두고 보험사들에게 적용되기 시작했다.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한 뒤 기존 책임준비금과 차이가 있으면 추가로 돈을 적립하도록 한 제도다. 책임준비금은 장래 보험금지급 청구 등에 지급하려고 적립하는 금액이다.

LAT는 자산만 시가로 평가하는 현행 RBC비율 제도를 자산과 부채를 모두 시가로 평가하게 되는 새로운 재무건전성 지표 킥스 도입에 앞서 완충역할을 하게 하려고 도입했다. 이에 따라 LAT에 따른 잉여금이 크게 쌓였단 의미는 앞으로 적용될 킥스 체제 하에서는 보험사들이 적정 수준의 보험금 지급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볼 수도 있다.

보험사 RBC비율 하락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현행 규제인 RBC비율의 급락을 수수방관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최근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조단위의 자본확충을 후순위채권과 신종자본증권 등을 발행해 충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자본성증권은 RBC비율을 방어하는데는 용이하지만 발행 금리가 높아 보험사들이 지속적인 이자부담에 시달리게 할 가능성이 높다. 또 보험사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준다. 한화생명의 신용등급이 최근 A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는데, 자본성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경쟁사 대비 높은 게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현행 법을 따라야 하는 게 맞지만 조만간 바뀌게 되는 규제 때문에 지게 될 부담이 적지 않다"며 "금융당국도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하니 기다려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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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관 기자 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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