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석조 남부지검장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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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석조 신임 서울남부지검장이 취임사에서 '과잉된 정의'를 언급하며 비판한 장면을 놓고 전임 심재철 지검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양 지검장은 지난 23일 있었던 취임식에서 "'과잉된 정의', '과소한 정의'라는 함정에 빠져 사건의 실체로부터 도피하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심 지검장은 서울남부지검장 임기 내내 '과잉된 정의'를 검찰이 피해야할 잘못된 관행으로 강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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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式 '검찰개혁'에 대한 거센 역풍 예고
심재철 전 지검장 "'과잉된 정의'는 진정한 정의 아냐"
양석조 신임 서울남부지검장이 취임사에서 '과잉된 정의'를 언급하며 비판한 장면을 놓고 전임 심재철 지검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양 지검장은 지난 23일 있었던 취임식에서 "'과잉된 정의', '과소한 정의'라는 함정에 빠져 사건의 실체로부터 도피하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과잉된 정의'라는 개념은 지난 20일 전임 심재철 지검장의 이임식에서 등장한다. 심 검사장은 "제가 평소 강조하는 공정한 정의, 관대한 정의를 부탁한다"며 "'과잉된 정의'는 진정한 정의가 아니다. 정의가 지나치면 잔인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고 당부했다.
심 지검장은 서울남부지검장 임기 내내 '과잉된 정의'를 검찰이 피해야할 잘못된 관행으로 강조해왔다. 지난해 2월 지검장 취임식에서는 "과잉된 정의에서 먼지털이식 수사, 별건 수사가 시작된다"며 "절차적 정의에 만족해야 한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검사는 직접 수사와 구속보다 인권보호와 공소유지에 신경써야 한다"는 주장은 당시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철학과 일맥상통하는 것이었다.
서울 남부지검 전·현 지검장이 사흘을 두고 이처럼 '정의'에 대한 서로 다른 정의를 내리면서 묘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사실 심 전 남부지검장과 양 신임 남부지검장은 '사연'이 많은 사이다. 심 검사장이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을 역임하던 지난 2020년 1월, 한 상갓집에서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에 연루된 조국 전 법무장관을 무혐의 처분해야 한다고 주장하다 양 지검장이 강력 반발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이었던 양 지검장은 직속 상관인 심 지검장의 면전에서 "당신이 검사냐"고 항의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 일로 양 지검장은 검찰 핵심에서 돌연 대전고검으로 좌천되는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다.
악연으로 얽힌 양 지검장을 심 지검장의 후임으로 임명시킨 인사 자체가 문재인 정부식 검찰개혁에 대한 일종의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양석조 남부지검장의 취임사 곳곳에서는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 철학을 직·간접적으로 비판한 대목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검찰이 각종 정치․경제적 권력에 휘둘리거나 좌고우면하지 않고, 오로지 '증거'만 바라보고 '법과 원칙'에 따를 때,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공정한 검찰'에 이를 수 있다"고 한 취임사 발언은 "검사는 직접 수사하기보다는 객관적 입장에서 기소 여부를 판단하고 공소 유지에 집중해야 한다"는 심 지검장의 발언과 큰 차이가 있다.
부활한 '금융·증권범죄 합수단'의 역할론을 거듭 강조한 부분은 취임하자마자 합수단을 폐지시킨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떠올리게 한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양 지검장 취임사를 보니 문재인 정부에서 주요 요직을 담당했던 검찰 인사와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이 직면할 거센 역풍이 대략 상상이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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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중호 기자 gabob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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