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사단' 취임 일성 "공정·정의·권력범죄 처벌"..검수완박 일제히 비판

심언기 기자,김도엽 기자 2022. 5.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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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수사 등 좌천됐다 요직 복귀.."배후까지 철저히 규명"
'검수완박' 비판 한목소리..헌법쟁송·대통령령 개정 힘싣기
송경호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2.5.2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김도엽 기자 = 윤석열정부 첫 검찰 인사에서 약진한 '친윤' 고위직들이 취임 일성으로 '공정·정의·민생'을 내세웠다. 특히 권력형 범죄에 대해 엄정한 법집행을 약속하는 동시에 외압 '방패막이'도 자처했다. 이는 윤 대통령의 국정철학인 동시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취임사를 통해 강조한 방향과 맥을 같이 한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취임한 검찰총장 직무대리·전국 핵심 지검장들은 전 정권에서 '조국 수사' 및 구 여권 인사들을 겨냥했다 좌천된 인물들이어서 현재 계류 중인 사건 처리 향방에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대장동 개발비리·삼성 부당지원 등 사건을 쥐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부활한 서울남부지검, 성남FC 등 다수의 야권 인사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인 수원지검 등의 관련 수사가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아울러 이원석 대검 차장검사를 비롯한 신임 검사장들은 입법이 마무리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해서도 한목소리로 비판을 쏟아냈다. 향후 대통령령 개정 등 법안 구체화와 권한쟁의심판 등의 키를 쥔 한 장관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인다.

◇"권력형 비리 배후까지 철저히 규명해 처벌"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자유·공정·연대'를 내세웠고, 한 장관은 "정의와 상식의 법치"를 선언했다. 특히 한 장관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공정성과 함께 "민생범죄와 사회적 강자에 대한 엄정 수사"를 강조했다.

이원석 대검 차장은 "검찰총장 직무 대리로서 새로운 총장이 부임할 때까지 빈틈없이 국민의 생명, 안전, 그리고 재산, 기본권을 지키는 검찰의 책무가 충실히 이행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윤 대통령·한 장관과 적극 보조를 맞췄다.

송경호 지검장도 "국민들은 시대적 상황의 변화와 무관하게 검찰에게 정의와 공정이라는 가치를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며 "우리의 형사법집행은 결과는 물론, 그 과정과 절차까지 모두 정의와 공정의 가치에 부합해야 한다"고 취임 일성으로 '공정·정의'에 방점을 찍었다.

현재 중앙지검은 Δ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Δ우리들병원 특혜대출 의혹 Δ여성가족부의 민주당 대선공약 개발 의혹 Δ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Δ김웅 의원 고발사주 연루 의혹 Δ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Δ삼성 부당지원 등 정·재계를 겨냥한 굵직한 사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중앙지검에 계류 중인 사건들은 전 정권에서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인식과 비판이 적지 않다. '공정·정의', '정치적 중립' 등 원론적 발언이지만 지지부진했던 수사들이 활기를 띨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송 지검장은 합리적 의사결정 과정을 강조하며 "그러한 과정을 거친 결과에 대해서는 검사장인 제가 그 책임을 감당하겠다"며 정치적 외압의 바람막이를 자처하기도 했다. 이어 "국가와 사회 발전을 저해하는 권력형 비리, 시장경제 질서를 훼손하는 기업범죄나 금융비리 등은 그 배후까지 철저히 규명해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증권범죄 합수단이 부활한 서울남부지검에는 전임 심재철 검사장과 각을 세운 양석조 지검장이 취임했다. 양 지검장 역시 "공정한 경쟁질서를 붕괴시켜 결국 국가와 사회의 근간을 뒤흔드는 범죄에 대해 더욱 엄정하게 대응함으로써 사회 구성원들을 보호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남부지검에 부활된 합수단은 '루나·테라 사태' 수사를 1호 사건으로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관계 로비 의혹이 불거졌지만 흐지부지 마무리된 라임·옵티머스 관련 사건도 합수단 부활을 계기로 재수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성남FC 수사무마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에는 홍승욱 지검장이 새 사령탑에 올랐다. 홍 지검장도 "유전무죄·무전유죄, 유권무죄·무권유죄가 현실화되지 않도록 책임을 다하자"고 원칙 수사를 강조했다.

이원석 신임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첫 출근하고 있다. 2022.5.23/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검수완박 탓만 할 수 없어" 권한쟁의심판·대통령령 개정 힘싣기

이날 취임한 검사장급 인사들은 공통적으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비판적 입장을 내놨다. 법 부작용을 우려하면서도 차질 없는 수사를 당부하며 검찰 조직 추스르기에 나섰다. 권한쟁의심판 청구와 대통령령 개정이 예고돼 있어 한 장관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원석 차장은 "또다시 법률이 바뀌어서 매우 혼란스럽고 어려운 상황인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바뀐 법률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며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사건 한건 한건마다 성실하게, 그리고 전력을 다해 수사하고 기소해서 재판하는 것만이 국민의 신뢰, 국민의 마음을 얻는 유일한 길"이라고 밝혔다.

김후곤 서울고검장도 "법률개정에 대해서는 내용과 절차에 있어서 문제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송경호 지검장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은 박탈되고, 송치사건 보완수사 범위도 축소돼 억울한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기회마저 사라질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양석조 지검장 역시 "최근 허물어진 법체계에 실망할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힘 없는 국민들의 눈물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가세했다.

대검찰청은 공판송무부를 중심으로 위헌성 검토 TF(태스크포스)를 꾸리고 권한쟁의심판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청구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자격 논란을 감안해 법무부 장관을 당사자로 청구하는 방안이 유력하고, TF도 대검에서 법무부로 이관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검수완박에 비판적인 한 장관 지휘 하에 후속 대통령령 개정 작업이 예정된 상황이어서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에 대한 규정이 어떻게 이뤄질지도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부패·경제범죄의 죄목을 추가하거나 포괄적 범죄정의로 직접수사권 범위의 숨통을 터줄 것이란 관측도 있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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