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종목 오래 묵혀두는 것이 무조건 투자 정답일까요"

강은성 기자,이기림 기자 2022. 5.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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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투자 고수를 찾아서②]신언경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장
직접투자 고집하기엔 개인의 '한계' 명확..간접투자·대체투자로 분산해야
신언경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장이 서울 강남구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22.5.1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이기림 기자 = 좋은 종목에 장기 투자하는 것.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투자의 정석'이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폭락장 이후 경이로운 상승세 속에 진입한 '초보 투자자'들은 단타(단시일에 주식을 사고 팔며 차익을 노리는 기법)보다는 우량 종목에 대한 장기투자를 외치며 시장에 진입했고 하락장이 온 현재 '무한 버티기'를 하는 중이다.

그런데 녹아내리는 계좌를 보며 한가지 의문점이 든다. "내가 들고 있는 종목, 정말 '좋은' 종목인 걸까?"

대한민국 상위 1% 부자들의 자산을 관리하며 재테크 분야 '찐고수'로 평가받는 신언경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장은 "좋은 주식이라고 굳게 믿는 종목을 사서 마냥 오래 들고만 있다고 해서 수익이 날 것이라고는 보장할 수 없다"면서 "지금 들고 있는 종목이 정말 좋은 종목인지 얼마나 확신할 수 있는가"라고 투자자들에게 질문한다.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에서 신 센터장을 만났다. 그는 한국투자증권에서 '스타PB'로 10년 이상 명성을 이어오며 압구정PB센터 투자팀장, 반포PB지점장을 거쳐 현재 관리자산 규모만 3조7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 압구정PB 센터장을 맡고 있는 실전투자 고수다.

그런 그가 '좋은 종목의 장기투자'라는 투자의 정석에 의문을 제기하다니, 어떤 의미일까.

신 센터장은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워런 버핏이 좋은 종목을 골라 장기투자하라고 권유했지만 문제는 워런 버핏처럼 좋은 기업을 골라낼 '안목'이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매우 부족하다"고 짚었다.

그는 "워런 버핏은 막강한 분석력과 내밀한 기업탐방 등으로 일반인은 접근하기 어려운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좋은 종목'을 고를 수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 주변의 주식 투자자들을 보면 유튜브 등 SNS나 단편적인 서적, 심지어는 '리딩방' 같은 불법적인 곳에서 얻은 정보로 종목을 선택하고 해당 종목이 하락해 손실이 나면 '장투'(장기투자)를 하겠다며 버티는 분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설령 드물게 정확한 정보와 뛰어난 통찰력으로 '현재' 좋은 종목을 골랐다 하더라도 최근과 같이 변화와 혁신이 빠른 시대에는 해당 종목이 10년~20년 뒤에도 여전히 좋은 종목일지는 보장하기가 어렵다.

실제 주당 100만원을 넘나들던 LG화학, 엔씨소프트, LG생활건강 등은 현재 반토막이 나면서 회복의 활로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이오분야 총아였던 셀트리온은 3분의1 수준으로 미끄러진 채 시가총액 순위도 15위권까지 후퇴한 상태다. 시총 3위까지 치고오르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던 네이버와 카카오도 지금은 연일 신저가를 맞으며 30~40% 하락했다. 이 모든게 불과 1~2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더구나 기업이 핵심 사업부를 분할해 동시상장 시켜버리거나 경영진이 스톡옵션을 행사해 회사 주식을 팔아치우는 등 윤리적 문제가 불거지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예측하기도, 대처하기도 어려운 상황도 발생한다. 우량한 종목이라고 믿고 장기투자하고 있었는데 통제 범위 밖의 일들로 주식이 녹아내리는 것이다.

이럴 때 개인은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신언경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장이 서울 강남구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22.5.1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그렇다면 개인의 투자 방법은 어떠해야 한다는 뜻일까.

일단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고 신 센터장은 조언했다. 주식 종목의 분산투자가 아니다. 자산의 분산투자다.

주식 직접투자 외에도 전문가가 엄선한 종목을 담아놓은 펀드나 업종 및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투자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 채권이나 주가연계증권(ELS)과 같은 대체투자 상품으로도 자산을 분산해야 한다.

실제 신 센터장이 관리하는 상위 1% 부자들은 이런 하락장에서도 '중위험 중수익' 상품에 투자해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일례로 부자들이 최근 가장 큰 관심을 갖는 분야는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는 금리를 반영한 상품이다. 대표적으로는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가 있다. 주로 사모펀드 형태로 이뤄지며 49인 이상에서 100명 미만으로 구성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 까지만 해도 부동산 PF의 수익률은 연 3~4% 정도였는데 최근엔 높아진 금리가 반영되면서 연 6~7%의 확정금리 수익이 나고 있다.

ELS 역시 안전하다는 상품의 수익률이 6~7% 정도, 조금 위험도를 올리면 10%가량의 수익이 나온다. 미래가 유망한 비상장기업에 대한 투자 상품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부동산PF, 채권, ELS, 비상장기업 투자, 펀드, ETF까지 이 모든 투자의 공통점은 '간접투자'라는 점이다.

신 센터장은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본업이 별도로 있고 가외 시간에 투자를 하는데 간접투자 상품은 투자가 본업인 전문가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상품이기에 개인보다 높은 수준의 정보를 담고 있다"면서 "최근 직접투자 열풍이 불다보니 개인투자자의 자산 중 '주식 직접투자' 비중이 너무 높아진 경향이 있는데 간접투자로 분산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특히 최근과 같은 하락장이라면 간접투자 상품 중에서도 '환금성' 즉 언제든 원할 때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성격의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신 센터장은 덧붙였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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