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장애인 불편없는 시설 인증 필수인데.. 공공건물, 절반만 취득
유채연 기자 2022. 5. 2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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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화장실이 있다고 다가 아닙니다. 실제로 휠체어를 타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은 많지 않아요." 박광재 한국복지대 유니버설건축과 교수는 23일 "휠체어를 타고 건물에 출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경사로가 있어도 경사도에 따라 버거워하는 장애인들이 적지 않다"며 장애인 시설이 있느냐 없느냐보다 제대로 설계된 시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 같은 장애인과 노인 등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2015년 7월부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모든 신축 공공건물에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Barrier Free)' 인증을 의무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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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노인 등 불편없이 사용하게.. 2015년부터 신축 공공건물 의무화
6년간 25%는 인증 신청도 안해.. 어린이집-경로당도 '인증 사각'
제주 73% 대전 38% 지역편차도 커.. 미국 등 건축때 약자접근 기본보장
"기본권 차원 BF인증 강제할 필요"
6년간 25%는 인증 신청도 안해.. 어린이집-경로당도 '인증 사각'
제주 73% 대전 38% 지역편차도 커.. 미국 등 건축때 약자접근 기본보장
"기본권 차원 BF인증 강제할 필요"
“장애인 화장실이 있다고 다가 아닙니다. 실제로 휠체어를 타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은 많지 않아요.”
박광재 한국복지대 유니버설건축과 교수는 23일 “휠체어를 타고 건물에 출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경사로가 있어도 경사도에 따라 버거워하는 장애인들이 적지 않다”며 장애인 시설이 있느냐 없느냐보다 제대로 설계된 시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 같은 장애인과 노인 등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2015년 7월부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모든 신축 공공건물에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Barrier Free)’ 인증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실제 인증을 취득한 곳은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 국가·지자체마저 BF 취득 외면
2008년 도입된 BF 인증은 장애 유무, 연령 등에 관계없이 건물의 주출입구와 보행로, 계단 등을 불편 없이 이용하도록 하기 위한 제도다. 인증 기준을 70% 이상 충족하면 보통, 우수, 최우수 등 인증 등급을 받을 수 있다. 법에 따르면 국가와 지자체 신축 공공건물 등은 건축물 준공 후 사용 승인 시점 전까지 BF 인증을 꼭 받아야 한다.
그러나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7월 29일∼2021년 6월 30일 국가, 지자체 신축 공공건물 중 BF 인증을 받은 비율은 전체의 51%에 불과했다. 25.1%는 BF 인증 신청조차 하지 않았고, 21.7%는 인증을 신청했는데 못 받은 상태였다.
전문가에 따르면 휠체어를 탄 사람이 장애인 화장실 여닫이문을 열 때는 경첩이 있는 쪽의 반대 방향 벽과 문손잡이까지의 거리가 중요하다. ‘날개벽’이라고 부르는 이 공간이 넉넉해야 휠체어를 탄 장애인도 문을 편하게 열 수 있다. 일반 화장실은 날개벽이 5cm 남짓인데, 장애인 화장실이라고 해도 날개벽이 20cm 남짓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BF 인증 시설에서는 화장실 날개벽을 60cm 이상 확보해야 한다. 경사로의 경사도는 18분의 1(약 5.6%) 이하여야 한다. 박 교수는 “이런 공간에서 장애인들도 불편을 거의 느끼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BF 인증 건물에서 일하는 이성민 씨(23)는 “병원처럼 비교적 장애인 접근이 보장된 시설도 바닥에 턱이 있어 넘어질 일이 많은데 BF 건물은 그럴 일이 없고, 공간도 넓어 편하다”고 했다.
○ 인증 안 해도 불이익 거의 없어
이 의원실에 따르면 어린이와 노약자 등이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어야 할 어린이집과 경로당 중에서도 인증 신청을 안 한 곳이 적지 않았다. 서울의 미신청 시설 47곳 중 33곳(70.2%)이 어린이집 경로당 지구대·파출소였다. 지자체별 편차도 컸다. 제주의 경우 공공시설 72.6%가 인증을 받았지만 대전의 취득 비율은 38.1%에 불과했다.
국가·지자체 건물의 BF 인증 비율이 이처럼 낮은 건 불이행 시 받는 불이익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까지 인증 의무를 안 지켜도 별다른 벌칙이 없었다. 지난해 12월에야 최대 2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자체 담당자의 의지에 따라 인증 비율이 달라진다”며 “미인증 시 감사 등을 통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창영 광주대 방재안전학과 교수는 “미국 등 다른 나라는 공공건물 건축 시 약자의 접근과 재난 시 안전 보장을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BF 인증을 사회적 약자의 기본권 보장 측면에서 강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광재 한국복지대 유니버설건축과 교수는 23일 “휠체어를 타고 건물에 출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경사로가 있어도 경사도에 따라 버거워하는 장애인들이 적지 않다”며 장애인 시설이 있느냐 없느냐보다 제대로 설계된 시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 같은 장애인과 노인 등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2015년 7월부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모든 신축 공공건물에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Barrier Free)’ 인증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실제 인증을 취득한 곳은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 국가·지자체마저 BF 취득 외면
2008년 도입된 BF 인증은 장애 유무, 연령 등에 관계없이 건물의 주출입구와 보행로, 계단 등을 불편 없이 이용하도록 하기 위한 제도다. 인증 기준을 70% 이상 충족하면 보통, 우수, 최우수 등 인증 등급을 받을 수 있다. 법에 따르면 국가와 지자체 신축 공공건물 등은 건축물 준공 후 사용 승인 시점 전까지 BF 인증을 꼭 받아야 한다.
그러나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7월 29일∼2021년 6월 30일 국가, 지자체 신축 공공건물 중 BF 인증을 받은 비율은 전체의 51%에 불과했다. 25.1%는 BF 인증 신청조차 하지 않았고, 21.7%는 인증을 신청했는데 못 받은 상태였다.
전문가에 따르면 휠체어를 탄 사람이 장애인 화장실 여닫이문을 열 때는 경첩이 있는 쪽의 반대 방향 벽과 문손잡이까지의 거리가 중요하다. ‘날개벽’이라고 부르는 이 공간이 넉넉해야 휠체어를 탄 장애인도 문을 편하게 열 수 있다. 일반 화장실은 날개벽이 5cm 남짓인데, 장애인 화장실이라고 해도 날개벽이 20cm 남짓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BF 인증 시설에서는 화장실 날개벽을 60cm 이상 확보해야 한다. 경사로의 경사도는 18분의 1(약 5.6%) 이하여야 한다. 박 교수는 “이런 공간에서 장애인들도 불편을 거의 느끼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BF 인증 건물에서 일하는 이성민 씨(23)는 “병원처럼 비교적 장애인 접근이 보장된 시설도 바닥에 턱이 있어 넘어질 일이 많은데 BF 건물은 그럴 일이 없고, 공간도 넓어 편하다”고 했다.
○ 인증 안 해도 불이익 거의 없어
이 의원실에 따르면 어린이와 노약자 등이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어야 할 어린이집과 경로당 중에서도 인증 신청을 안 한 곳이 적지 않았다. 서울의 미신청 시설 47곳 중 33곳(70.2%)이 어린이집 경로당 지구대·파출소였다. 지자체별 편차도 컸다. 제주의 경우 공공시설 72.6%가 인증을 받았지만 대전의 취득 비율은 38.1%에 불과했다.
국가·지자체 건물의 BF 인증 비율이 이처럼 낮은 건 불이행 시 받는 불이익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까지 인증 의무를 안 지켜도 별다른 벌칙이 없었다. 지난해 12월에야 최대 2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자체 담당자의 의지에 따라 인증 비율이 달라진다”며 “미인증 시 감사 등을 통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창영 광주대 방재안전학과 교수는 “미국 등 다른 나라는 공공건물 건축 시 약자의 접근과 재난 시 안전 보장을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BF 인증을 사회적 약자의 기본권 보장 측면에서 강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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