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광주 이어 봉하서 통합행보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13주기 추도식에 여야정이 총집결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5년 만에 노 전 대통령 추도식을 찾았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지방선거 주요 출마자들도 참석했다. 여권에서도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한덕수 국무총리,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여권은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행사에 이어 통합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아내 김정숙 여사와 함께 이날 오전 9시 50분쯤 밝은 표정으로 봉하마을에 도착했다.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17년 5월 8주기 행사에 참석한 뒤 5년 만의 방문이다. 당시 그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다시 찾겠다”고 했었다. 이날 시민들은 문 전 대통령에게 “고맙다” “사랑한다”며 환호했다. 추도식에서도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의 추도사와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인사말에서 문 전 대통령이 호명될 때마다 박수가 쏟아졌다. 문 전 대통령은 추도식을 마친 뒤 트위터에 “약속을 지켰다. 감회가 깊다”며 “아내는 연신 눈물을 훔쳤다. 그리운 세월이었다”고 썼다.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노 전 대통령 아내 권양숙 여사를 비롯해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등과 함께 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비공개로 ‘도시락 오찬’을 가졌다. 이재명 위원장은 추도식 참석 직전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오찬에) 워낙 많은 분이 계셔서 (문 전 대통령과) 사적인 대화를 나누긴 어려웠다”며 “일부러 사진도 하나 찍어주시긴 했다”고 말했다.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직접 출마한 이 위원장을 격려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며 윤석열 정부 견제론을 띄웠다. 윤호중 위원장은 “(노 전 대통령이) 20여 년 전 제시했던 비전과 꿈을 당신의 친구 문재인은 눈앞의 현실로 만들었다. 그러나 그 꿈의 실현이 흔들리고 있다”며 “아마추어 정권의 난폭, 위험 운전을 잘 견제하고 견인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위원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열어준 길을 따라왔다”며 “(지방선거)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포기하지 말고 주변 분들 많이 투표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추도식에는 이해찬·한명숙·이낙연 전 총리, 문희상 전 국회의장 등 야권 원로 인사와 이낙연 전 대표, 김동연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도 참석했다.
여권에서는 국민의힘 지도부뿐만 아니라 대통령실의 김대기 비서실장과 이진복 정무수석, 정부 측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일정상 불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노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에 대해 “한국 정치에 참 안타깝고 비극적인 일”이라며 “(한덕수 총리를 통해) 권양숙 여사를 위로하는 말씀을 (메시지에) 담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측 주요 인사들이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당대표와 원내대표, 정부와 대통령실 인사까지 고루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권 관계자는 “5·18 기념식 참석에 이어 협치와 화합의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여야를 떠나 선배 정치인의 공은 계승해야 한다”며 “권위주의 대신 소탈함을, 지역주의를 넘어 국민 통합을, 당파를 초월해 국익을 추구했던 노 전 대통령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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