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년전 조선 화가 강진희의 눈에 비친 미국 풍경은
김태언 기자 2022. 5. 2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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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년 전 조선 화가의 눈에 비친 미국의 풍경은 어땠을까.
박정양 초대 주미공사를 수행한 통역관이자 서화가였던 청운 강진희(菁雲 姜璡熙·1851∼1919)가 조선인 최초로 미국 현지 풍경을 그린 '화차분별도'(1888년·간송미술관 소장) 실물이 처음 공개됐다.
조선에서 유행한 악부 장르의 곡을 엮은 노래집 '악부합영'은 강진희의 저작으로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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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부터 '緣(인연 연):이어지다' 展
기차 그린 '화차분별도' 실물 첫 공개
1888년 워싱턴서 찍은 전신사진
악부 장르 노래집 '악부합영'도 편찬
기차 그린 '화차분별도' 실물 첫 공개
1888년 워싱턴서 찍은 전신사진
악부 장르 노래집 '악부합영'도 편찬
134년 전 조선 화가의 눈에 비친 미국의 풍경은 어땠을까. 박정양 초대 주미공사를 수행한 통역관이자 서화가였던 청운 강진희(菁雲 姜璡熙·1851∼1919)가 조선인 최초로 미국 현지 풍경을 그린 ‘화차분별도’(1888년·간송미술관 소장) 실물이 처음 공개됐다. ‘화차분별도’는 강진희가 동료들과 미국 워싱턴에서 메릴랜드주 볼티모어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철도국에 머물던 중 강물 위 철교를 지나는 증기기관차를 관찰해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수묵 풍경화다.
한미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26일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서울 강남구 예화랑에서 열리는 ‘緣(인연 연): 이어지다’ 전시는 청운 강진희를 현대로 소환한다. 수묵화를 비롯해 강진희가 워싱턴 사진관에서 찍은 1880년대 사진 등 8점을 감상할 수 있다. 출품작 중 강진희의 전신 사진이 포함돼 있다. 이는 1888년 초대 주미공사관에 도착한 공관원들이 찍은 사진 중 유일하게 남은 원본이다. 사진 소장자는 이번 전시가 끝나면 이를 국립고궁박물관에 기증할 예정이다. 떠오르는 해와 우뚝한 산을 그린 ‘승일반송도’(1888년)와 ‘삼산육성도’(1888년) 역시 눈길을 끈다. 각각 고종과 당시 세자였던 순종의 탄신을 축원하며 그린 작품으로, 강진희는 도복을 차려입고 동쪽을 향해 절을 한 뒤 그림 작업을 했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4월 예화랑이 서화협회 100주년을 기념해 열었던 ‘회: 지키고 싶은 것들’의 후속 전시이기도 하다. 당시 1918년 창립된 서화협회 발기인 13명을 소개했는데, 이 중 한 명이 강진희였다. 김방은 예화랑 대표는 23일 “작년 말, 한 소장자가 전시 기사를 보고 강진희 필사본으로 추정되는 ‘악부합영(樂府合英·1913년)’을 갖고 있다고 연락했다”며 이번 전시를 열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조선에서 유행한 악부 장르의 곡을 엮은 노래집 ‘악부합영’은 강진희의 저작으로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다. 조선 후기 대표적인 판소리 연구가 취송 송만재의 관우희(판소리집), 서화가 신위의 소악부에 자신이 모은 악부(한시)를 함께 엮었다.
강진희 연구자인 김영욱 씨는 “강진희의 음악가로서의 업적은 이번에 처음으로 알려진 것이다. 고려부터 조선 후기까지 우리나라 민요 악부를 모은 이는 고려 이제현과 조선 후기 신위 등이 있었다. 강진희가 정본에 가까운 관우희와 무명씨의 악부들까지 담아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미술 작가 변재언, 이귀영, 최종범이 강진희의 생애와 그가 남긴 작품에 영감을 받아 만든 영상, 설치, 회화 작품 9점도 전시된다.
한미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26일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서울 강남구 예화랑에서 열리는 ‘緣(인연 연): 이어지다’ 전시는 청운 강진희를 현대로 소환한다. 수묵화를 비롯해 강진희가 워싱턴 사진관에서 찍은 1880년대 사진 등 8점을 감상할 수 있다. 출품작 중 강진희의 전신 사진이 포함돼 있다. 이는 1888년 초대 주미공사관에 도착한 공관원들이 찍은 사진 중 유일하게 남은 원본이다. 사진 소장자는 이번 전시가 끝나면 이를 국립고궁박물관에 기증할 예정이다. 떠오르는 해와 우뚝한 산을 그린 ‘승일반송도’(1888년)와 ‘삼산육성도’(1888년) 역시 눈길을 끈다. 각각 고종과 당시 세자였던 순종의 탄신을 축원하며 그린 작품으로, 강진희는 도복을 차려입고 동쪽을 향해 절을 한 뒤 그림 작업을 했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4월 예화랑이 서화협회 100주년을 기념해 열었던 ‘회: 지키고 싶은 것들’의 후속 전시이기도 하다. 당시 1918년 창립된 서화협회 발기인 13명을 소개했는데, 이 중 한 명이 강진희였다. 김방은 예화랑 대표는 23일 “작년 말, 한 소장자가 전시 기사를 보고 강진희 필사본으로 추정되는 ‘악부합영(樂府合英·1913년)’을 갖고 있다고 연락했다”며 이번 전시를 열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조선에서 유행한 악부 장르의 곡을 엮은 노래집 ‘악부합영’은 강진희의 저작으로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다. 조선 후기 대표적인 판소리 연구가 취송 송만재의 관우희(판소리집), 서화가 신위의 소악부에 자신이 모은 악부(한시)를 함께 엮었다.
강진희 연구자인 김영욱 씨는 “강진희의 음악가로서의 업적은 이번에 처음으로 알려진 것이다. 고려부터 조선 후기까지 우리나라 민요 악부를 모은 이는 고려 이제현과 조선 후기 신위 등이 있었다. 강진희가 정본에 가까운 관우희와 무명씨의 악부들까지 담아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미술 작가 변재언, 이귀영, 최종범이 강진희의 생애와 그가 남긴 작품에 영감을 받아 만든 영상, 설치, 회화 작품 9점도 전시된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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