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심으면 음악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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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을 만지면 식물이 소리를 낸다.
관객이 참여해야 작품이 이해되는 전시, 소리를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하는 현대인들을 위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KT&G 상상마당 춘천은 내달 8일까지 작가 5팀이 소리를 주제로 참여한 전시 'A에서 시작되는 울림'을 연다.
애니메이션, 회화, 사진, 오브제, 사운드아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리를 고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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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8일까지 상상마당 춘천
확증편향 경계 메시지 등 눈길
잎을 만지면 식물이 소리를 낸다. 악기들 앞 단상에 올라 팔을 움직이면 악기들이 연주를 한다. 관객이 참여해야 작품이 이해되는 전시, 소리를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하는 현대인들을 위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KT&G 상상마당 춘천은 내달 8일까지 작가 5팀이 소리를 주제로 참여한 전시 ‘A에서 시작되는 울림’을 연다. 애니메이션, 회화, 사진, 오브제, 사운드아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리를 고찰했다. 5팀의 전시가 1악장에서 5악장까지 교향곡이라는 구성으로 묶였다. 작가마다 해석하는 소리가 다르게 울려퍼진다. 각 공간은 클래식 연주 공간을 뜻하는 ‘에코체임버, 직역하면 ‘소리가 울리는 방’이다. 이 방들이 상상마당 A·B동 구석구석에 설치됐다.
5팀의 작품들은 5개의 공간에 별도 설치돼 있다. 상상마당 A동 1층에서 만나는 신승재 작가의 ‘소리심기’를 넘어 구름다리로 넘어가면 2층에서 유리 작가의 유화 1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전시장에 더 들어가면 분위기가 급전환된다. 손성경 작가의 애니메이션 영상 8개가 눈 앞에 들어온다. B동으로 향하면 안부 작가의 사진 작품 17개가 적막을 채운다. 사진을 따라가다 보면 만나는 계단에서 다시 공간이 나뉜다. 최종운 작가의 오브제 ‘디스 이즈 오케스트라’를 만난다. 현악기의 일부 ‘넥’을 나무의자와, 여러 크기의 철통이 나무책상과 합쳐졌다. 새로운 오브제로 탄생한 악기들로 구성된 이 작품은 관객 참여가 필수다. 단상에 올라 팔을 이리저리 휘저으면 와이파이를 통해 전달되는 전파가 각 악기들을 깨운다. 마에스트로가 된 듯한 기분을 느끼며 멜로디를 만들 수 있다. 지휘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태그하면 작가 선정에 의해 경품도 받을 수 있다.
공간 5곳에 각각 설치돼 있다보니 서로의 소리는 듣지 못한다. 그래서 전시는 소리가 ‘소통의 매개’이자 ‘갈등의 매개’라는 점도 넌지시 알려준다. 정효진 큐레이터는 ‘에코 체임버’에 대해 “각자의 방안에서 울리는 소리를 듣고 있지만 다른 소리와 섞이지 못하고 방 안에서 맴도는 현상”이라고 했다. 다른 이의 이야기에는 귀를 닫고 점점 자신에게만 몰두하는 우리 사회의 ‘확증편향’도 상기시킨다.
전시는 작가 5팀의 아카이브도 마련, 작품 설명이 담긴 도록과 엽서 등도 볼 수 있다. 내달 5일에는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유리 작가와 협업해 커버 앨범을 제작한 싱어송라이터 데이먼스 이어의 콘서트도 열린다. 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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