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휘어잡은 손, 이번엔 브라질 잡는다
“손흥민(토트넘)이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른 건 선수 자신 뿐 아니라 소속팀, 그리고 한국 축구에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우리 모두가 그의 활약을 행복한 마음으로 지켜봤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축구대표팀 감독은 23일 비대면으로 진행한 6월 A매치 출전 선수 발표 기자회견에서 에이스 손흥민을 칭찬했다. 손흥민은 앞서 열린 노리치시티와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시즌 22·23호골을 몰아치며 EPL 득점 랭킹 1위로 올라섰다. 아시아 선수가 프리미어리그를 포함한 유럽 5대리그(잉글랜드·스페인·이탈리아·독일·프랑스)에서 득점왕에 오른 건 손흥민이 최초다.
‘세계 최고 공격수’ 인증을 마친 손흥민은 축구대표팀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또 하나의 도전에 나선다. 11월 카타르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다음달 치를 4차례의 A매치 평가전에 참가할 예정이다. 2일 브라질전(서울월드컵경기장)을 필두로 6일 칠레전(대전월드컵경기장), 10일 파라과이전(수원월드컵경기장)을 잇달아 치른다. 14일에는 아프리카 팀(미정)과 맞대결을 추진 중이다.
가장 주목 받는 매치업은 역시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이자 카타르월드컵 우승 후보 브라질이다. 네이마르 다 실바(30·파리생제르맹)를 비롯해 내로라하는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즐비하다. 1992년생 동갑내기 골잡이 손흥민과 네이마르의 맞대결은 6월 A매치 4연전의 하이라이트다.
둘은 9년 전인 지난 2013년 같은 장소(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맞대결한 적이 있다. 당시 이미 월드스타였던 네이마르와 달리 손흥민은 한국축구대표팀의 막내로 존재감이 미미했다. 네이마르가 전반 43분 환상적인 프리킥 결승골을 터뜨리며 브라질의 2-0 승리를 견인했다. 이제는 손흥민이 EPL 득점왕으로 성장해 자존심을 건 정면 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벤투 감독은 “6월에 만날 남미 3개국은 전술과 개인 능력이 뛰어나고 적극적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각각 다르다”면서 “A매치 평가전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A매치 4연전을 앞두고 월드컵 엔트리(23인)보다 5명이 많은 28명의 선수 명단을 공개했다. 손흥민을 비롯해 황의조(보르도),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해외파 주축 멤버들이 변함없이 이름을 올렸다. 오른 발목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김민재(페네르바체), 햄스트링을 다친 박지수(김천), 무릎 인대 부상을 당한 이재성(마인츠)은 제외됐다. 대신 미드필더 김동현(강원), 수비수 조유민(대전) 등 새 얼굴이 합류했다.
벤투 감독은 주축 선수 부상에 대비한 ‘플랜B’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기존 전술의 기조는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년 동안 우리가 해온 방식이 있다. 강팀을 만났다고 무조건 변화를 주는 건 옳지 않다”고 언급한 그는 “흐름을 지배하고 상대 지역에서 많이 움직이는 우리의 스타일이 월드컵 본선에서도 똑같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진 않지만, 이제 와서 전술 관련 아이디어를 바꾸진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축구대표팀은 오는 30일 파주트레이닝센터에 입소해 6월 A매치 일정에 돌입한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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