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도시 재난대응 해법, 디지털 플랫폼에 있다

2022. 5. 23.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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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이나 경제학에서는 어떤 현상을 종종 동물에 빗대어 설명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재난현장의 지휘관이 신속하면서도 효과적인 지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재난대응 분야의 중요한 과제이며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디지털 플랫폼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이 외에도 올해 서울소방 정보화 5개년 계획을 수립하여 재난 대응에 필요한 디지털 플랫폼 개발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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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이나 경제학에서는 어떤 현상을 종종 동물에 빗대어 설명하기도 한다. 흑고니, 회색 코뿔소 이론이 대표적이다. 흑고니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의 현실화를, 회색 코뿔소는 누구나 위험하다는 것을 알지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다가 겪는 위기를 의미한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재난관리에도 이를 적용해 볼 수 있다. 2018년 KT 아현지사 화재는 지하 통신구에서 발생하였는데 인터넷 서비스 등의 마비로 예상치 못했던 사회적 피해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흑고니 이론과 통한다.
최태영 서울소방재난본부장
회색 코뿔소 이론은 지하철 환승역, 초고층빌딩 등 대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상물에 적용할 수 있다. 이들은 규모가 크고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여 재난 발생 시 인명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을 대체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방조직은 평상시에도 재난예방을 위해 민관 합동 점검이나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등 지속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난 회색 코뿔소가 달려드는 것과 같은 재난 상황이 닥쳤을 때는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 특히 중요한 것은 현장 지휘관의 빠른 상황판단과 효과적인 지휘이다. 어딘가에서 구조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는 국민에게는 1초의 여유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난현장의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재난이나 사고 자체가 일상이 파괴된 비상(非常)이기 때문이다. 현장 진입로가 제한돼 있거나 갑작스러운 폭발, 유독가스, 구조물 붕괴 등 위험이 숨어있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구조 대상자의 위치와 같은 중요 정보가 필요한 순간에 확보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재난현장의 지휘관이 신속하면서도 효과적인 지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재난대응 분야의 중요한 과제이며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디지털 플랫폼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서울소방은 2016년부터 내부 전산시스템과 모바일 기기를 연결한 소방안전지도 시스템을 개발해 재난·사고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다. 그동안 소방안전지도는 재난·사고 발생 시 대상물 정보, 소방력 현황, 현장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상황실뿐 아니라 현장대원에게도 공유하여 재난대응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해 왔다. 지난해부터는 한강교량 투신사고 대응을 위해 AI 딥러닝 빅데이터 분석을 적용한 폐쇄회로(CC)TV 통합관제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이 외에도 올해 서울소방 정보화 5개년 계획을 수립하여 재난 대응에 필요한 디지털 플랫폼 개발에 나서고 있다. 소방행정 데이터와 AI를 연계한 서울 119 빅데이터 센터, 첨단 재난대응 디지털 플랫폼 구축, 요양병원 등 재난약자시설 3D(3차원) 실내지도 제작, AI 기반 119신고 접수 시스템 개발 등이 핵심 내용이다. 이 중 재난대응 디지털 플랫폼에는 실내 정밀측위 기술 기반 구조대상자 위치 파악, 3D 도면 표시, 통합재난 작전 상황판 등 첨단기능이 구현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가까운 미래에 소방력은 더 신속하게 재난현장에 도착하고 현장 지휘관은 필요한 정보를 원활하게 확보하여 위험에 빠진 국민을 더 효과적으로 구조할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소방은 디지털 플랫폼과 같은 시대적 변화를 파악하고 변화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소방의 목적은 국민의 생명 보호에 있기 때문이다.

최태영 서울소방재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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