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왕권' 없다..국민의힘 차기 권력 '춘추전국시대'

박순봉 기자 2022. 5. 23.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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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계' 아직 세력 약하고
오세훈·홍준표·안철수 등
지지율은 압도적이지 않아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을 찾아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내 차기 권력 구도는 춘추전국시대에 비유할 수 있다. 강력한 차기 권력, 즉 유력하고 압도적인 대선 주자가 보이지 않는다. 특정 계파나 세력의 결집 현상도 흐릿하다. 그럼에도 차기 권력의 자리를 노리는 사람은 많다. 여권 내 권력 지분 싸움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구도다.

통상 대선에서 승리한 집권당은 대통령을 중심으로 계파가 형성되기 마련이지만 국민의힘 상황은 다르다. ‘정치 새내기’ 윤석열 대통령은 당내 입지가 과거 보수정당의 대통령들보다 약하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7월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국민의힘 내 세력이 단단하거나 깊지는 못하다. 여전히 ‘윤석열계’는 당내 압도적 다수는 아니다. 일부 의원들이 이른바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거론되는 수준이다. 왕정시대에 비유하자면 왕권이 약한 상황인 셈이다.

‘왕권’이 강하지 않지만 지방 ‘호족’들도 힘을 쓰지는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서 차기 대선 주자 후보군은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전 의원,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이준석 대표 등이다. 대선 주자군은 대중적 인지도는 갖추고 있지만 당내 지분은 약하다.

오 시장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면서 화려한 재기에 성공했다. 그러나 당내 입지에는 물음표가 붙어 있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에 당선됐지만 당내에서 ‘오세훈계’라고 불릴 만한 의원은 찾아보기 힘들다.

홍 전 의원 사정도 마찬가지다. 당대표를 2차례, 대선 후보를 1차례 지냈지만 의원 지지세력은 빈약하다. 지난 대선 경선 때도 의원들 다수가 윤석열 캠프에 합류했고, 당원 지지에서 윤 대통령에게 밀렸다.

이 대표는 ‘30대 당대표’란 상징성을 갖고 있지만 당내 지분은 많이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측근 의원들은 많지 않다. 대선을 거치면서 ‘이남자’(2030세대 남성) 공략 효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점도 입지를 약하게 만든 요소 중 하나다.

안 전 위원장 역시 국민의힘 내 지지기반으로 보면 소수세력에 가깝다. 여당 대선 주자란 목표를 가지고 보수 대선 후보 단일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이란 과정을 밟았지만 당내 입지는 미약할 수밖에 없다. 과거 국민의당, 바른미래당을 거치면서 국민의힘은 물론 미래통합당 및 자유한국당 등 국민의힘 전신 정당과 각을 세워왔다. 국민의당 출신 의원은 2명에 불과하다.

집권여당의 차기 권력이 뚜렷하지 않다보니 당내 의원들도 관망하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23일 기자에게 “지금은 정권 초라 의원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지만 윤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면 내부 힘싸움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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