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 자진 사퇴..'사실상 경질' 해석도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허남설 기자 2022. 5. 23.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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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철 이어 두번째 낙마..한덕수 인준으로 '강행' 명분 잃어
정, 입장문 내면서 아빠찬스 의혹엔 "부당행위 없어" 재강조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밤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사진은 지난달 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에 대한 설명에 앞서 안경을 쓰고 있는 정 후보자의 모습.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23일 자진사퇴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43일 만이다.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윤석열 정부의 두번째 장관 후보자 낙마다. 정 후보자 사퇴는 사실상 경질이란 해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 인준에 협조하면서 윤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명분이 약해진 데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정적 여론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자는 이날 오후 9시30분쯤 입장문을 내고 “오늘자로 후보직을 사퇴한다”며 “국민 눈높이에 부족한 부분이 제기되고 있고 그런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 후보자는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은 적극 반박했다. 그는 자녀 두 명이 모두 자신이 병원장으로 근무했던 경북대 의과대학에 편입해 ‘아빠 찬스’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자녀들의 문제나 저 자신의 문제에 대해 법적으로 또는 도덕적·윤리적으로 부당한 행위가 없었음을 설명드린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북대와 경북대병원의 많은 교수들과 관계자들도 인사청문회를 비롯한 다수의 자리에서 자녀들의 편입학 문제나 병역 등에 어떠한 부당한 행위도 없었음을 증명해주셨다”며 “실제로 수많은 의혹 제기에도 불법적이거나 부당한 행위가 밝혀진 바가 없으며, 객관적인 자료와 증거들의 제시를 통해 이러한 의혹들이 허위였음을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자의 자진사퇴는 지난 20일 한 총리 인준 때부터 예견됐다. 민주당이 총리 인준에 협조하면서 윤 대통령으로서도 정 후보자 거취를 ‘카드’로 활용할 이유가 사라졌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한 총리 인준을 위한 ‘협상 카드’로 정 후보자 임명을 지연시켜왔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민주당이 반대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이어 정 후보자까지 임명을 강행할 경우 ‘독주’ 이미지가 정부·여당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이를 의식해 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대통령실에서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정 후보자 거취에 대해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정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한 뒤, 기한인 지난 9일이 지나서도 정 후보자에 대한 임명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이날 정 후보자 자진사퇴로 분위기를 몰아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 후 기자들이 정 후보자의 거취에 대해 묻자 “거취 문제를 본인이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당내 중진 및 다수 의원으로부터 의견 청취 결과 ‘정호영 후보자의 장관 임명은 곤란하지 않냐’는 (임명) 반대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의견을 대통령실에 전달했다고도 밝혔다. 하태경 의원도 MBC 라디오에 출연해 “당의 의사는 전달이 된 것 같다. 자진사퇴 쪽으로”라며 “본인의 결단, 대통령의 결단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박순봉·허남설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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