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의 조언이 나를 깨웠다"

김경호 선임기자 2022. 5. 23.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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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 매케이 “자학하지 마, 완벽할 필요는 없어” 응원…토머스, 우즈 축하전화에 “사랑해요, 타이거”

남자골프 전 세계 1위 저스틴 토머스(29·미국)는 지난 22일 PGA 챔피언십 3라운드에 4오버파 74타를 친 뒤 화가 치밀어 한참 동안 연습 레인지를 떠나지 못했다.

선두와 2타차였던 간격이 7타차로 벌어졌고, 그보다 6명이나 앞에 있어 마지막 날 역전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토머스는 다음날 기적을 일궜다. 23일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서던 힐스CC(파70·7356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제104회 PGA 챔피언십(총상금 150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그는 버디 5개, 보기 2개로 3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5언더파 275타로 지난해 신인왕 윌 잴러토리스(미국)와 공동선두를 이룬 뒤 3홀 합산 연장전에서 2언더파(버디, 버디, 파)를 기록하며 1타차로 승리했다. 2017년에 이어 두 번째로 PGA 챔피언십 우승컵인 ‘워너메이커 트로피’를 든 토머스는 상금 270만달러(약 33억원)와 함께 통산 15승을 수확했다.

PGA챔피언십에서 1978년에 이어 두 번째 나온 7타차 뒤집기이고 1999년 디 오픈 챔피언십의 10타차(폴 로리), 1956년 마스터스 토너먼트의 8타차(잭 버크 주니어)에 이은 메이저 대회 3번째 대역전 우승 기록이다.

3라운드에서 무너진 뒤 연습장을 떠나지 못하던 토머스에게 그의 캐디 짐 매케이가 뜻깊은 충고를 건넸다. 과거 필 미컬슨(미국)과 25년간 함께하며 메이저 5승을 도운 매케이는 “친구, 너무 자학하지 마. 메이저 대회이고, 여기는 어려운 코스야. 완벽할 필요는 없어”라고 위로한 뒤 “내일 좋은 일이 생기길 바라며 긍정적인 마음을 갖자”고 말했다.

노련한 캐디의 조언에 힘을 얻은 토머스는 최종라운드에서 기적을 경험했다. 공동 7위였던 그가 3타를 줄인 반면, 우승권에 있던 나머지 8명은 한 명도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뒤로 물러났다.

“고마워요 매케이” 저스틴 토머스(오른쪽)가 23일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캐디 짐 매케이를 껴안고 있다. 털사 | EPA연합뉴스

처음 이 대회에 출전해 3라운드까지 합계 9언더파, 3타차 선두로 돌풍을 일으킨 세계 100위 미토 페레이라(칠레)는 이날만 5타를 잃는 바람에 공동 3위로 내려앉았다. 토머스와 잴러토리스가 합계 5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마쳤을 때도 1타차 선두였던 페레이라는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티샷을 개울에 빠뜨리는 바람에 2타를 잃고 연장에도 합류하지 못했다.

지난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1년2개월 만에 우승한 토머스는 연장전 승리 후 부모, 약혼녀와 포옹하며 눈물을 쏟았다. “매케이의 조언이 아니면 오늘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며 고마워한 토머스는 시상식 직후 전날 다리 통증으로 기권한 그의 멘토 타이거 우즈(미국)로부터 축하전화를 받고 “사랑해요, 타이거”라며 자랑스러워했다.

로리 매킬로이(4승), 조던 스피스(3승) 등 또래 강자들과 나란히 메이저 다승자 반열에 선 토머스는 이날 나온 세계랭킹에서 지난주보다 4계단 뛴 5위에 올랐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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