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몸은 아시아에 신경은 미 중간선거에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2022. 5. 2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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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을 두고 미국 언론들이 그의 몸은 아시아에 있지만, 마음은 미국의 국내 정치로 향해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물자의 공급망 강화 및 일자리 창출을 부각시키는 순방 일정들에서 이런 속내가 확인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최근 지지율 40% 선이 무너지면서 반등 계기가 시급한 상황이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22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 방문 마지막 날 미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현대차와 함께하는 일정을 마련한 것에 주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방문 첫날에는 텍사스주에 17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삼성전자의 경기 평택 반도체 생산 공장을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둘러보는 일정을 소화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일본으로 향하는 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에게 “대통령은 주말에 일자리를 만들고 미래 산업을 강화시키고, 투자가 실행됐을 때 수천명의 노동자를 고용하게 하는 미국에 대한 주요 신규 투자를 발표했다”면서 “그가 삼성을 방문하고, 현대와 발표한 것들이 그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차가 공장을 짓기로 한 조지아주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민감한 지역이다.

전통적으로 공화당 강세 지역이었던 조지아주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근소한 차로 누르고 승리했다.

조지아주는 지난해 초 실시된 상원의원 2명을 뽑는 선거에서도 민주당 라파엘 워녹과 존 오소프 후보에게 모두 승리를 안겼다. 조지아주를 위해 자신이 뛰고 있음을 강조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조지아주에서 내년부터 연간 최대 30만대를 만들 수 있는 전기차 공장을 짓기 시작해 2025년 첫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이 공장에 고용될 인원은 8100명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과 현대차의 미국 투자 계획을 환영하면서 반복적으로 노조 소속 노동자들을 고용할 것을 촉구한 대목도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친노조 성향으로, 노조의 지지를 받고 있다. AP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노조원 채용을 강조한 이유로 텍사스와 조지아가 유니온숍을 금지한 소위 ‘일할권리법’을 채택한 28개 주에 속한다는 사실을 들었다. 유니온숍은 신규 채용 노동자가 자동적으로 노조에 가입하고 조합비를 내도록 하는 규정이다.

하지만 삼성이나 현대차가 바이든 대통령의 청을 들어줄 것인지는 미지수다. 미국 내 고용이 늘더라도 노조원들이 채용되지 않는다면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효과가 반감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바이든 대통령이 아시아를 순방하는 와중에도 눈은 국내 정치에 고정시켰다”면서 “그는 자신이 미국 경제를 떠받치고 노조원들의 일자리를 증진시키는 글로벌 동맹을 강화시키고 있음을 입증하고 싶어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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