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밥에 부동액 뿌린 20대.."혐오 대화방 운영"

박연선 2022. 5. 23.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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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 [앵커]

길고양이 사료에 자동차 냉각수 등으로 쓰이는 '부동액'을 뿌린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동물단체는 이 남성이 길고양이 혐오 대화방을 운영하며 길고양이를 해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경찰이 인과관계를 입증할 추가 증거 확보에 나섰습니다.

박연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늦은 밤, 한 남성이 길고양이 쉼터로 다가옵니다.

주변을 둘러보더니 사료에 뭔가를 뿌립니다.

자동차 냉각수로 쓰이는 '부동액'입니다.

바로 전날 밤에도 같은 곳에서 똑같은 일을 벌였습니다.

동물단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쉼터 주변에서 죽은 길고양이들이 발견돼왔고, 최근 맘 카페 등을 통해 고양이 사체 목격담이 잇따른다며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신고자 : "1년 동안 부동액을 먹고 죽어있는 아이들, 구조한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명백한 학대행위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들은 경찰과 잠복 끝에 부동액을 뿌린 20대 남성 A 씨를 붙잡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부동액을 먹는게 고양이 같은 작은 동물에게는 치명적이라고 말합니다.

[설채현/수의사 : "고양이 같은 경우에는 티스푼 한 스푼만으로도 급성 신부전으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행 동물보호법상 '살해나 학대 미수'의 개념이 없고, 고양이들이 해당 사료를 먹었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찾지 못해 경찰은 A 씨를 사료를 훼손한 '재물손괴' 혐의로만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동물단체는 A 씨가 길고양이 혐오 대화방을 만든 만큼 학대와 살해 의도가 분명하다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김영환/동물권단체 케어 대표 : "동물도 저희 사람들처럼 똑같이 고통을 느끼는 존재입니다. 따라서 현행 동물보호법이 미수에 대해 처벌하지 않는 점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찰은 추가 수사를 벌인 뒤 A 씨에 대한 동물학대 혐의 적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박연선 기자 (zi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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