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대만 침공하면 군사 개입"..바이든 돌발 발언에 中 격분

베이징=김남희 특파원 2022. 5. 23.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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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 중국이 대만을 무력 침공할 경우 대만 방어를 위해 군사 개입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자, 중국이 강력 반발했다.

군사 개입을 시사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그동안 대만 관계에서 유지한 '전략적 모호성' 정책에서 이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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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3일 일본 도쿄 영빈관에서 회담하고 있다. /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 중국이 대만을 무력 침공할 경우 대만 방어를 위해 군사 개입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자, 중국이 강력 반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미·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 중 나왔는데, 백악관은 ‘대만에 군대를 보내겠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즉각 수습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며 ‘우크라이나 무력 충돌에 군사적으로 개입하려고 하지 않았는데, 대만 방어를 위해 군사 개입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것이 우리가 한 약속”이라며 “우리는 ‘하나의 중국’ 정책에 합의했고, 서명했다”면서도 “대만이 무력으로 점령될 수 있다는 생각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즉각 중국의 반발을 불렀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미국 측 발언에 강렬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한다”고 했다. 왕 대변인은 “대만은 중국 영토의 분할할 수 없는 일부분이며,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 내정이고, 어떤 외부 세력의 간섭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관한 핵심 이익 문제에 있어서, 중국은 어떤 타협도 양보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미국을 향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중요 약속을 지키고, 대만 문제에 있어 말과 행동을 조심하고,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을 향해 어떤 잘못된 신호도 주지 말며, 대만해협 정세와 중·미 관계에 엄중한 손해를 조성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반드시 굳건한 행동을 취하고, 자신의 주권과 안전 이익을 지키며, 우리는 말한 것을 실행한다”고 경고했다.

중국 온라인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군사 개입 발언과 중국 정부의 반발에 큰 관심이 쏠렸다. 이날 오후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 바이두에선 ‘바이든의 대만 방어 발언에 중국 외교부가 반박했다’는 검색어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5월 22일 경기도 평택 오산공군작전사령부 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방문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뉴스1

군사 개입을 시사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그동안 대만 관계에서 유지한 ‘전략적 모호성’ 정책에서 이탈한 것이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며 중국이 주장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과 단교했다. ‘하나의 중국’은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중국의 입장이다. 중국은 이를 ‘원칙(principle)’이라 부르고, 미국은 ‘정책(policy)’이라 부른다. 미국은 대신 대만관계법을 만들어 대만과 경제·군사 협력을 지속했다.

백악관은 즉각 대만과 관련한 미국의 공식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은 대만이 스스로를 방어하도록 대만관계법에 따라 대만에 군사적 수단을 제공한다는 우리의 약속을 반복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중국이 공격할 경우, 대만에 군사 장비를 제공한다는 것이지, 미군을 보낸다는 뜻은 아니란 것이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고위 참모들도 예상치 않은 것이었다”고 전했다.

대만 정부는 바이든 대통령 발언에 공식적으로 감사를 표했다. 대만을 향한 미국의 굳건한 약속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대만 외교부는 입장문을 내고 “우리는 계속 자위력을 강화하고, 대만해협 안보와 규칙에 기초한 국제 질서를 공동으로 지키기 위해 미국, 일본 등 뜻을 같이 하는 국가들과 협력을 심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1년 11월 16일 화상 회담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

대만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의 말실수인듯 아닌듯한 발언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대만을 독립 국가로 표현해 중국의 반발을 샀다. 미국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중국 영향력 견제를 위한 아시아 첫 순방에서 나온 것에 주목했다.

바이든 대통령 방일에 앞서 이뤄진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대만이 언급됐다.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 후 발표된 공동성명엔 “양 정상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및 번영의 핵심 요소로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최근 미 국무부는 웹사이트에서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문구와 ‘대만은 중국의 일부란 중국 입장을 인정한다’는 문구를 삭제하며 중국을 자극하기도 했다. 중국 외교부는 “대만 문제에 대한 이런 정치적 조작은 대만해협의 현상 유지를 바꾸려는 시도로, 미국이 일으킨 불에 미국만 불타버릴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 순방에 앞서 중국 외교 최고 책임자인 양제츠 중국공산당 정치국원도 대만을 건들지 말라고 경고했다. 양제츠는 18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백악관 국가안보좌관과의 통화에서 “미국이 계속 대만 카드를 꺼내 잘못된 길을 가면,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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