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K] 님아, 그 쓰레기 버리지 마오

KBS 지역국 2022. 5. 23.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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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 전주의 한 거리입니다.

주로 직장인들이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며 오가는 길.

저녁엔 회식 장소로 붐비는 식당가이기도 합니다.

나대지마다 쓰레기가 뒹굽니다.

한 공터 모서리엔 일회용 플라스틱 컵으로 언덕 하나가 만들어졌습니다.

먹다 남은 음료가 들어있는 컵들을 포함해 다양한 쓰레기들이 계속 버려지면서 쓰레기 언덕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고은별/전주시 효자동 : "이제 날씨가 곧 더워지는데 벌레 꼬일까 봐 걱정되고 미관상에도 좋지 않아서…."]

주차장도 예외는 아닙니다.

차들 사이사이 온통 쓰레기투성입니다.

함부로 버린 담배꽁초도 곳곳에서 쉽게 발견됩니다.

또 다른 곳, 주택갑니다.

각종 생활 쓰레기들이 종량제봉투가 아닌 일반 비닐에 담겨 버려져 있습니다.

신고하고 버려야 하는 가전제품과 가구 등 폐기물이 쌓여 있고, 음식물쓰레기가 그대로 담긴 통들도 보입니다.

[문지현/전북환경운동연합 활동가 : "전자폐기물 같은데…. 이거 스피커 아닌가요? 스피커 같은데…. 이것도 스피커 같고 이런 것도 스피커 같고…. 그렇죠? 심각합니다."]

전주시에 따르면, 전주에서 하루 동안 버려지는 불법투기 쓰레기가 무려 6톤에 이른다고 합니다.

몰래 쓰레기를 버리는 비양심. 함부로 버리면 안 된다는 사실을 과연, 몰랐을까요.

[문지현/전북환경운동연합 활동가 : "도심 안에서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가 무단투기에 대한 부분인데요. 많은 시민분이 걸어 다니는 길에서 가끔씩 한 번씩 마주치는 부분 중에 한 부분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다 하나같이 이거는 내 일이 아니야. 그 다음에 우리 주변 일이 아니야. 라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전주시는 해마다 4월부터 6월까지를 쓰레기 불법투기 집중 단속기간으로 정하고 단속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따라가 봤는데요.

이곳은 분리수거장이긴 하지만 불법투기된 쓰레기가 넘쳐난다며 민원이 제기된 곳입니다.

특히 음식을 배달시켜 먹은 뒤 남은 음식까지 그대로 담아 버린 봉지들이 많습니다.

["여기 보면 (주소가) ○○, ○○ 똑같으니까 같은 사람이 두 개 시킨 거고 시간도 보면 14일 날 먹었고…. (일단 확보해서 더 확인을 해봐.)"]

[김창환/전주시 청소지원과 팀장 : "이런 경우에는 저희가 추적해서 과태료 부과…. 이런 경우에는 20만 원 정도 되거든요. 과태료가…."]

추적당하지 않기 위해 교묘히 주소 등을 제거한 비양심도 있습니다.

["자른 거야? 거기는? (일부러 찢었네요. 인적사항을 찢었어요.)"]

하지만 이런 경우라도, CCTV에 의해 발각되거나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로 적발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버려진 쓰레기는 누가 치워야 할까요.

당연히 버린 사람이 책임져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누가 버렸는지 특정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각 시군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형편입니다.

우리가 낸 세금으로 처리하는 겁니다.

사유지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폐기물법에 따라 땅 주인이 치워야 하지만 방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피해는 고스란히 인근 주민들에게 돌아갑니다.

[정주혜/전주시 우아동 : "보면 불법투기 금지라고 버젓이 써 있는데도 한두 명 정도가 ‘이 정도면 괜찮겠지.’ 하고 버리면 계속 쓰레기가 쌓이고 쌓여가지고 지나갈 때마다 보기도 너무 안 좋고 냄새도 나고 벌레도 꼬이고…. 진짜 사람들이 시민의식을 갖고 쓰레기 투기하는 것 좀 그만했으면 좋겠습니다."]

현행법상 불법투기는 최대 100만 원까지의 과태료를 내야 하는 불법 행위입니다.

하지만 쓰레기를 버려 과태료를 냈다는 사람은 드물고 불법투기를 보고 신고하는 사람은 더욱 드뭅니다.

다 같이 외면하는 사이, 처음엔 누군가 쓰레기 한 개를 버렸을 테고 그 위로 하나. 다시 또 하나...

쓰레기 투기도 전염되어 퍼지는 걸까요.

[문지현/전북환경운동연합 활동가 :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라고 하더라고요. 깨진 유리창은 또 누군가 쉽게 더 깰 수 있다라고 하는 것처럼 쓰레기도 어떤 누군가 한 명이 딱 버렸어요. 그러면 또 다른 누군가가 버리고 그 다음 사람들은 버릴 때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기 이런 공간처럼 쓰레기장이 되는 거죠."]

근처에 쓰레기통이 없어서, 남들도 버리니까. 누군가 치워주겠지, 핑계 대며 오늘도 쓰레기를 버린 부끄러운 손.

양심은 쓰레기 속에 파묻혀버렸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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