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가족..갈 길 먼 '가정 위탁'
[KBS 제주] [앵커]
선거에 가려지긴 했지만 이 달은 가정의 달이죠,
어제(22일)는 또, 가정위탁의 날이었습니다.
가정 위탁은 학대나 방임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을 시설이 아닌 일반 가정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인데요.
아이들을 친자식처럼 정성을 다해 돌보지만 위탁 부모라는 한계에 부딪힐 때가 많다고 합니다.
이경주 기자가 위탁 부모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부모의 보호를 받을 수 없었던 10개월 된 아이를 만나 13년 넘게 키우고 있는 김경숙 씨.
친부모에게 돌아갈 수 없었던 아이에게 가족이 되어주기로 했습니다.
봉사의 마음으로 시작했던 가정 위탁이지만 오히려 김 씨 가족에게 큰 행복을 안겨주었습니다.
[김경숙/위탁가정 부모 : "저희는 일단 막내가 와서 너무 좋았거든요. 애들이 우리한테 즐거움을 많이 줘서 키우는 게 재미있었어요."]
미혼모 가정의 자녀를 돌보고 있는 정순복 씨.
11년째 친 자식처럼 키우고 있지만 위탁 부모라는 한계에 부딪힐 때가 많습니다.
학교에 낼 증명서부터 여권이나 통장 개설, 휴대전화 가입 등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특히 최근 코로나로 아이가 학교에 갈 수 없었지만 위탁 가정이라는 이유로 돌봄 대상에서도 제외됐습니다.
[정순복/위탁가정 부모 : "친부모는 아니지만 좋은 부모가 되면 되는 거지 하고 마음을 다스리기는 하는데 절차적인 문제나 제도적인 문제가 가장 힘드니까."]
위탁 부모의 경우 법정 대리인이 될 수 없는 '동거인'으로 분류됩니다.
실질적인 부모 역할을 하지만 교육이나 의료 등 기본적인 서비스에 제약이 많습니다.
법정 대리인인 '후견인' 제도가 있지만 위탁 가정의 경우 보호 기간이 정해져 있고, 친부모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 등 법적 절차가 까다로워 쉽지 않습니다.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양창근/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 관장 : "일상생활에 필요한 많은 분야들의 관련 부서와 법령에서 위탁가정도 가족이라는 것을 인정해줄 수 있는 그런 제도가 많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특히 후견인 제도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위탁가정의 부모가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진정한 가족이 되기 위해선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자꾸 이야기 하고 있어요. 무슨 일 있으면 너의 뒤에는 항상 엄마, 아빠, 든든한 형들이 있으니까 무슨 일이 있으면 꼭 이야기해줘."]
KBS 뉴스 이경주입니다.
촬영기자:신비오/그래픽:조하연
이경주 기자 (lk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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