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CNN 인터뷰 "선택은 북한에..망하게 하려는 거 아냐"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미국 CNN 방송 인터뷰에서 대북 강경 기조를 재확인했다.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 등 한·미 밀착으로 인한 중국의 반발에 대해서는 “중국 측에서 이거를 너무 과민하게 생각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대화에 관심이 없어 보이는데, 어떻게 대화의 장으로 이끌 수 있느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이 선택할 문제”라며 “저는 북한을 망하게 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고 북한이 한국과 번영해 나가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과연 핵무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북한이 대한민국과 함께 평화를 유지하고 번영해 나가는 길인지,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대북 정책의 방향을 두고는 “일시적인 도발과 대결을 피하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은 그걸 ‘굴종외교’라고 표현을 하는데, 저쪽의 심기 내지는 저쪽의 눈치를 보는 그런 정책은 아무 효과가 없고 실패했다는 것이 지난 5년 동안에 이미 증명이 됐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보다 강경한 기조로의 전환을 재확인한 것이다.
북한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선 지속적 훈련이 이뤄질 거라고 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군이라고 하는 것은 늘 일정한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훈련을 해야 하고, 한·미 동맹군도 한반도의 군사적 안보적 위협에 대처하는 데 필요한 정도의 적절한 훈련이 필요하다”며 “그건 원칙”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난 21일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의 연합연습 및 훈련의 범위와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협의를 개시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이 “핵, 재래식 및 미사일 방어능력을 포함하여 가용한 모든 범주의 방어역량을 사용한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을 확인했다”고도 명시했다. 윤 대통령은 CNN 인터뷰에서 한국에 전술핵 배치 가능성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민국 영토 내에 전술핵을 배치하는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이 IPEF에 참여한 것은 “국익”을 들어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인도·태평양의 역내에 있는 국가들과의 경제교류나 통상을 위해 룰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 적극 참여하지 않는다면 국익에 대단한 손실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참여를 해야 된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IPEF 참여 등으로 한국과 미국이 밀착하면서, 중국이 경제보복을 취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안보나 기술 문제에 있어서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한다고 해서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소홀히 하겠다는 뜻은 절대 아니기 때문에 중국 측에서 이거를 너무 과민하게 생각하는 것은 저는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22일 정상회담 기간 함께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많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CNN에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선물 받은 책상 팻말을 소개했다.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라는 문구가 쓰여진 이 팻말은 과거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 집무실 책상에 올려뒀던 것을 본딴 물건이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대통령 집무실에 두고 싶은 물건으로 이 팻말을 꼽았다. 윤 대통령은 “내가 이 문구를 좋아하는 것을 바이든 대통령이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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